TV/연예
[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구르미 그린 달빛' 팀이 올해의 마지막 날,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서로 '수고했다'는 말을 주고받는 모습이 벌써 기대가 되요."
올 하반기 최고의 화제작 KBS 2TV 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 김유정은 홍라온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참 잘 컸다"는 시청자의 반응부터 '성공적인 성인 역 데뷔'라는 언론의 찬사까지 쏟아지는 호평 속에서도 김유정은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마음을 다잡고 있다.
"많은 분들이 '구르미 그린 달빛'이 제가 성인연기자로서 처음 도전하고, 보여주는 작품이었다고 말 하시는데, 전 아직 그렇게 생각은 못하고 있어요. 라온이는 저와 똑같이 성장 중인 소녀였고,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걷고 있는 과도기의 나이였으니 완전한 성인 연기였다고 생각 하진 않아요. 물론 이전 작품과 다르게 끝까지 캐릭터를 이끌고 가면서 배운 점은 많죠. '구르미 그린 달빛'은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는, 진중하게 더 걸어 나갈 수 있는 발판이 된 것 같아요."
김유정이 연기한 홍라온은 남장여자 캐릭터였다. 극 후반 밝혀진 비밀에 따르면 그녀의 정체는 역적 홍경래(정해균)의 딸. 그렇기에 홍라온은 성별까지 숨긴 채 살아왔고, 우여곡절 끝에 내시가 되어 이영(박보검)과의 사랑을 키우게 됐다.
"라온이라는 아이는 참 사랑스럽잖아요. 보기만 해도 쓰다듬어주고 싶고…. 겉으로 보기엔 소년 아이지만, 위기 상황에서는 능청스러운 모습을 보이기도 하죠. 그런 남장여자 홍라온을 과하게 오버해서 표현하면 시청자들이 거부감을 느낄 것 같아서 고민을 많이 했어요. 그렇다고 절제를 하면 캐릭터의 매력이 살지 않을 것 같고, 적절한 능청스러움을 표현하기 위해 노력했죠. 목소리 톤도 고민을 많이 한 부분이에요. 그런데 주변에서 원래도 중저음 보이스가 있으니까 그걸 잘 살리면 될 것이라고 조언해주셨어요. "
남장여자 연기, 납치 신, 애절한 이별 연기까지…. 홍라온을 연기하며 김유정은 난이도 높은 장면을 수없이 소화했지만 그 중에서도 이 '어린 베테랑'을 곤란하게 한 장면은 의외의 것이었다.
"술을 마시고 취하는 장면이 어려웠고, 고민도 많이 했어요. 제가 미성년자이니 한 번도 술을 마시고, 취해본 적이 없어서 술 먹는 장면도 힘들더라고요. 물론 그 시대에는 그 나이가 술을 마실 수도 있었겠지만요. 시청자들이 귀엽게,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분위기에 따르다보니 그래도 잘 나온 것 같아요. 처음 홍라온을 대본으로 접했을 때 받은 느낌은 남장여자라기보다 정말 소년의 자연스러움과 사랑스러움이 묻어나는 인물이더라고요. 그걸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시상식에 대한 얘기도 빼놓을 수 없다. 올 연말 최고의 관심사는 KBS 연기대상, 그 중에서도 베스트커플상이다. '구르미 그린 달빛'의 박보검과 김유정은 쟁쟁한 배우들과 함께 베스트커플상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베스트커플상이요? 물론 이영과 함께 받으면 좋겠죠. 너무나 행복할 거예요. 예쁜 드레스와 턱시도를 입고 다시 만나 받게 된다면…. 하지만 너무 대단한 선배님들이 많이 계셔서 받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구르미 그린 달빛'에서도 이영과 김병연(곽동연)의 케미가 좋았으니까요.(웃음) 저도 시상식을 기다리고 있어요. 무엇보다 '구르미 그린 달빛' 팀이 12월 31일 올해의 마지막 날 한 테이블에 둘러앉아서 서로에게 '수고했다'는 말을 주고 받는 모습이 벌써 기대가 되요."
[김유정.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영상 = 김정수 기자 easeful@mydaily.co.kr]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