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최근 강아정(KB)은 혹사논란에 시달린다.
10월 20일 신한은행과의 연습경기서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쳤다. 그러나 10월 30일 KDB생명과의 홈 개막전에 출전을 강행했다. 11월 2일 우리은행전에 결장했으나 5일 KEB하나은행전에 또 다시 출전했다.
강아정은 "발목 외측인대 2개가 끊어졌다. 내측인대도 70% 정도 파열됐다"라고 자신의 발목 상태를 정확하게 밝혔다. 심각한 상태다. 쉬는 게 정상이다. 그래야 완벽히 회복된다. 그러나 안덕수 감독과 강아정의 설명은 조금 다르다.
안덕수 감독은 "아정이 발목 상태는 매일 다르다. 조금 괜찮은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라고 했다. 강아정도 "내가 뛸 수 없는 상태라면 못 뛰겠다고 감독님에게 얘기한다. 감독님도 무리하게 뛰라고 한 적은 없다"라고 분명하게 밝혔다.
안 감독이 강아정에게 일방적으로 경기 출전을 지시한 적은 없다. 안 감독과 강아정은 매일 발목 상태를 체크, 스케줄을 조정한다. 경기는 물론, 팀 훈련 참가 여부도 당일 상태를 보고 결정한다. 당분간 강아정의 출전 및 결장은 초미의 관심사다. 단순히 KB 에이스라서가 아니다. 강아정은 한국 여자농구의 에이스다. 지난 7월 리우올림픽 최종예선서 입증했다.
지금은 은퇴한 하은주도 현역 시절 고질적으로 무릎이 좋지 않았다. 그를 국내에서 가장 오래 지도한 임달식 전 감독은 수 차례 "은주 무릎은 매일 상태가 다르다. 몸 자체가 유리와 같아서 매일 체크해야 한다"라고 했다.
실제 임 전 감독은 하은주의 몸 상태를 매일 체크했다. 절대 무리시키지 않았다. 당시 신한은행의 전력 자체가 막강했다. 그러나 전력을 떠나서 임 전 감독은 하은주를 철저하게 보호했다. 조금이라도 아프면 기용하지 않았다. 물론 챔피언결정전같은 중요한 경기서는 조금 무리하기도 했다. 어쨌든 하은주는 부상 여파로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농구선수는 대부분 조금씩 아프다. 한 선수는 "무릎과 발목이 아프지 않은 농구선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강아정도 "내가 뛸 만하니까 감독님에게 뛰겠다고 한 것이다. 계속 쉰다고 해서 나아질 것 같지도 않다"라고 했다. 일리는 있다. 대부분 선수는 아프지만, '이 정도는 간단한 치료와 응급처방을 한 뒤 참고 뛸 수 있다'라고 판단한다. 선수시절을 겪은 코칭스태프들도 잘 안다.
그런데 예전과는 달리 부상 투혼은 미덕이 아니다. 정도, 적정선이라는 게 있다. 프로선수는 개인사업자다. 팀을 떠나서 자신을 위해서라도 몸을 아껴야 하는 시대다. 몸을 사리라는 게 아니라 모든 부상자의 출전 여부는 주변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서 냉정하게 결정해야 한다.
안 감독은 "주변의 시각이 더 정확할 수 있다. 아정이가 너무 오래 뛰었다"라고 했다. 몇 경기 푹 쉬게 해줄 생각이 있냐는 질문에 "계획은 있다. 그러나 아정이가 빠지면 팀이 한꺼번에 망가질 수 있다. 그러면 아정이가 나중에 보여줄 찬스도 사라질 수 있다"라고 했다.
안 감독은 일본에서 수년간 코치 경험을 쌓았다. 호평도 받았다. 그러나 감독은 초보다. 감독과 코치는 분명 다르다. 지금 안 감독은 강아정의 부상을 알면서도, 강아정에게 고맙고 미안해하면서도 여유가 없다. 초반 레이스서 뒤처지지 않아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는 듯하다.
강아정은 "둘 중 하나(성적, 출전)는 포기해야 한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이제라도 안 감독이 냉정하게 결단을 내려야 한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다. 챔피언결정전이 아니다. 강아정을 빼고 팀이 무너지더라도 재건할 시간적 여유도 있다. KB 전력이 그렇게 약한 편도 아니다. 모든 걸 뒤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12월에는 특급신인 박지수도 온다.
사령탑의 중요한 덕목 중 하나가 위기대처능력이다. 지금 안 감독은 중요한 시험대에 올랐다.
[안덕수 감독과 강아정(위), 강아정(아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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