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이동우는 망막을 기증하고 싶다는 임재신 씨의 전화를 받고 눈물을 펑펑 쏟았다. 앞만 볼 수 있는 근육병 환자가 망막을 주겠다니…. 세상은 여전히 따뜻하다는 걸 느꼈다.
“임재신 씨는 제가 지금까지 만난 사람 중에 가장 매력적인 남자예요. ‘영웅적인 유머’를 구사하는데, 그건 아무나 할 수 있는게 아니거든요.”
임재신 씨는 단순한 우스개소리를 하지 않는다. 절박한 사람들, 슬픔에 놓인 사람들에게 힘이 되고 용기가 되는 유머를 구사한다. 사람들은 먹고 살만할 때 웃는다. 아프거나 슬플 때 웃을 생각을 하지 않는다. 자기가 힘든 상황에서 웃음을 주는 것은 영웅적인 기질이라고 설명했다.
“‘시소’에서 자신의 몸을 랩으로 감싸는 장면이 있잖아요. 임재신 씨는 ‘내가 택배가 됐네’라고 말해요. 저는 이것이 ‘영웅적인 유머’라고 생각해요. 그만이 할 수 있는 유머죠.”
이동우는 고희영 감독에게 모든 것을 맡겼다. 처음 만나는 순간부터 신뢰감이 생겼다. 같이 촬영해보니 타인에게 너그럽고, 자신에겐 엄격하다는 걸 느꼈다. 한 치의 타협도 하지 않고 현장을 이끌었다.
“중증 장애인 두 남자와 스태프를 이끌고 현장을 지휘하느라 초긴장 상태였을 거예요. 그런데 한 번도 흐트러지지 않더라고요. 촬영 중에 크게 소리내어 웃지 않았어요. 그만큼 집중하면서 찍었죠. 영화를 볼 수는 없지만, 감독의 그런 노력이 잘 배어있다고 생각해요.”
지금까지 네 차례의 시사회를 진행했다. 영화가 끝나면 자신에게 다가와 손을 꼽 잡아주는 관객이 특히 고맙다. 아무런 말도 없이, 그저 따뜻하게 잡아주는 손. 그 손의 감촉만으로도 용기를 얻는다.
“관객 반응이 ‘감동의 다큐멘터리’예요. 관객이 저를 위로하고 응원하는 감동을 몸소 체험하고 있습니다.”
[사진 = 송일섭기자 andlyu@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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