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한 해, 혹은 한 시즌을 앞두고 계획한 목표를 원하는대로, 아니면 그 이상 이루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는 야구선수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렇다.
하지만 박승욱(SK 와이번스)에게 2016시즌은 보너스 같은 1년이었다. 그럴만했다. 시즌이 한창 진행 중인 6월 소집해제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1군 무대를 밟아 준수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이다.
▲ "프로 첫 홈런 가장 기억에 남아"
1992년생으로 우투좌타 내야수인 박승욱은 이만수 감독 시절 많은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2013시즌 15경기에 나서 타율 .200(25타수 5안타) 1타점 1도루 6득점을 기록하는데 만족했다.
이후 박승욱은 공익근무요원으로 군 문제를 해결했다. 문제는 시즌 전이 아닌, 시즌 도중 소집해제였다는 것. 그는 올해 6월 8일 소집해제했다.
때문에 올시즌은 다음 시즌을 대비한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본인도 생각했다. 기회는 빨리 찾아왔다. 퓨처스리그에 24경기 나서 타율 .299 3홈런 11타점 10도루 18득점을 기록한 그는 8월부터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1군 복귀전부터 강한 인상을 남겼다. 11일 kt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으로 활약한 것. 다음날에는 프로 데뷔 이후 첫 홈런을 때리기도 했다. 8월 한 달간 17경기에서 타율 .311 2홈런 8타점 1도루 10득점을 남기며 팀에 활력소가 됐다.
9월 들어 다소 주춤하기는 했지만 36경기 타율 .276(87타수 24안타) 3홈런 13타점 2도루 19득점 등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이에 대해 박승욱은 "별로 기대는 안했는데 생각보다 빨리 복귀해서 기분이 좋다"며 "성적도 생각보다 잘 나온 것 같다"고 웃었다. 다만 "팀이 5강에 못 들어간 부분은 아쉽다"고 덧붙였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프로 데뷔 첫 홈런이다. 그에게는 말 그대로 '첫 홈런'이나 다름 없었다. 군대를 가기 전까지는 아마추어 시절에도 홈런을 때린 적이 없으며 군에서 복귀한 뒤 퓨처스리그에서 홈런 3개를 때린 것이 전부였다.
12일 kt전에서 조무근을 상대로 홈런을 날린 박승욱은 "홈런을 칠 것이라고는 생각 못했다. 주자가 1루에 있어서 당겨쳐서 주자를 보내자는 마음으로 (타격)포인트를 앞에 놓고 쳤는데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당시를 떠올렸다.
군 문제 해결 뒤 홈런이 늘어난 부분에 대해서는 "힘도 군 문제를 해결하기 이전보다는 생긴 것 같고 포인트를 앞으로 놓은 것이 비거리가 늘어난 이유 같다"고 자평했다.
▲ 체력의 중요성 느낀 박승욱, 유망주 캠프 포인트도 '체력'
기존 주축 선수들에게 36경기라면 적은 경기일 수도 있지만 이전까지 16경기 출장이 전부였던 박승욱에게는 너무나 소중한 경험이다.
박승욱은 "많은 경기는 아니지만 풀시즌을 치르려면 체력 관리를 잘해야한다는 부분을 느꼈다"며 "또 어떻게 하면 컨디션을 좋게 끌고 갈 수 있는지도 느꼈다"고 설명했다.
36경기이지만 다양한 포지션을 경험했다. 선발 출장만 보더라도 1루수 2경기(전체 4경기), 2루수 2경기(전체 6경기), 3루수 3경기(전체 4경기), 유격수 12경기(전체 20경기)에 나섰다. 두 달 정도 사이에 내야 전포지션을 소화한 것.
이에 대해 그는 "내 자리는 없다고 생각한다. 경기를 내보내주신 부분에 대해 감사하다"면서 "주전이 아니기 때문에 백업을 소화하기 위해서 다양한 포지션을 볼 수 있는 부분은 플러스 요인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4일부터 열리고 있는 가고시마 유망주 캠프에 참가하고 있다. 박승욱은 "2013년 교육리그 이후 처음 가는 캠프다. 그 때 다치면서 수술하고 군대를 갔다"고 말한 뒤 "군대에 가기 전에는 '힘들어서 어떡하지'라는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하고 싶은, 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라고 생각을 드러냈다.
중점을 두는 부분은 체력이다. "공격과 수비 모두 중요하지만 체력적인 부분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한 박승욱은 "시즌 막바지가 되면서 체력이 떨어지면서 기술적인 부분도 안된 것 같다. 체중도 5kg 정도 늘릴 계획(현재 80kg)이다"라고 말했다.
길지 않은 기간동안 SK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박승욱이 비시즌을 성공적으로 보내며 내년에는 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까.
[SK 박승욱. 사진=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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