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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시카고 컵스가 실제 염소 고기를 먹으며 기나긴 ‘염소의 저주’에 마침표를 찍었다.
시카고 컵스는 지난 3일(이하 한국시각) 2016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WS) 7차전에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1945년 이후 처음으로 WS에 진출한 컵스는 1908년 우승 이후 무려 108년 만에 우승반지를 손에 넣었다.
컵스의 이러한 기다림 뒤에는 ‘염소의 저주’가 자리 잡고 있었다. 시카고 컵스는 지난 1945년 디트로이트와 WS를 치렀다. 사건은 홈구장 리글리 필드에서 열린 4차전에서 발생했다.
당시 샘 지아니스라는 한 관중이 염소를 데리고 경기장에 입장하려다 제지당했다. 화가 난 지아니스는 “다시는 이 곳에서 월드시리즈가 열리지 않으리라”고 저주를 퍼부은 뒤 경기장을 떠났다. 그런데 실제로 그 저주가 실현되며 컵스는 지난해까지 WS에 진출하지 못했다. 컵스는 올해 월드시리즈 진출과 우승에 성공, 저주에서 벗어났다.
미국 폭스스포츠는 8일 “테오 엡스타인 컵스 사장을 포함 구단 관계자들이 리글리 필드 외야석에서 염소 고기를 먹었다”라고 보도했다. 엡스타인 사장은 컵스가 지긋지긋한 염소의 저주에서 벗어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이와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시카고 지역지 ‘시카고 선 타임스’에 따르면 엡스타인 사장은 제드 호이어 단장을 통해 염소 요리 전문 요리사를 찾아달라고 부탁했다. 호이어 단장은 보카 레스토랑이라는 식당 경영주인 케빈 보헴에게 이를 의뢰, 염소 요리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스테파니 이자드라는 여성 요리사를 구했다.
엡스타인 사장과 구단 관계자들은 월드시리즈 7차전 이후 클리블랜드에서 돌아와 리글리 필드 외야석에서 이자드가 만든 염소 요리를 즐겼다. 엡스타인 사장은 한 손에 염소 고기 한 조각을 들고 사진을 찍기도 했다.
보헴은 “그들은 염소를 먹으면서 더 이상의 저주는 없다고 말했다. 염소를 먹는 모습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해 보였다”라고 전했다.
[염소 고기를 들고 있는 테오 엡스타인 사장(좌). 사진 = 보카레스토랑그룹 공식 페이스북]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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