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FA 구원투수들의 행보는 어떨까.
KBO FA 성공사례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구단들의 합리적 투자, FA들의 철저한 몸 관리가 결정적 이유다. 그래도 투수보다는 야수의 성공사례가 더 많다. 특히 FA로 팀을 옮긴 투수들 중 비싼 몸값을 제대로 해낸 투수는 장원준(두산)이 사실상 처음이다.
특히 구원투수 FA가 팀을 옮긴 뒤에는 대박을 친 케이스가 많지 않다. 최근 사례를 보자. 2014시즌 후 삼성에서 한화로 옮긴 권혁(4년 32억원)은 2년만에 수술대에 올랐다. 2015시즌 후 SK에서 한화로 옮긴 정우람(4년 86억원)은 8승5패16세이브 평균자책점 3.33으로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역대 FA 구원 최고액 투수에게 기대했던 모습에는 약간 미치지 못했다. 롯데가 영입한 손승락(4년 60억원)과 윤길현(4년 38억원)의 첫 시즌은 실망스러웠다. 롯데는 2011시즌 직후 영입했던 이승호와 정대현으로도 크게 재미를 보지는 못했다. 2012시즌 후 LG가 삼성에서 데려간 정현욱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한 야구관계자는 "투수 FA는 성공 확률이 낮다. FA 자격을 얻을 때까지 8~9년간 꾸준히 잘 던졌다면 FA 계약을 한 이후에는 확률적으로 어디가 아프게 돼있다. 팔과 어깨는 소모품이다. 나이는 계속 먹는다. 투수가 10년 넘게 부상 없이 계속 잘 던지는 건 거의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더구나 불펜투수로 각광받아 FA 자격을 얻을 정도라면 이미 수많은 연투를 한 상태다. 자연스럽게 FA 계약 이후에는 과부하로 위력이 떨어질 위험성이 커진다.
장원준의 성공으로 FA 선발투수에 대한 구단들의 인식은 확실히 달라졌다. 그러나 선발투수는 상대적으로 구원투수보다 효율적인 몸 관리가 가능하다. 5~6일만에 1경기에 나서기 때문이다. 한 구단관계자는 "외부에서 FA 구원투수들을 영입하는 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라고 했다.
이번 FA 시장은 어떨까. 투수 대형FA 3인방(김광현, 양현종, 차우찬)은 모두 선발투수다. 이들 외에도 우규민이 사이드암 선발투수로 희귀성을 인정받고 있다. 해외진출 여부가 변수지만, 이들에게 관심을 갖는 복수의 국내 타 구단이 있다는 게 정설이다.
반면 구원투수 FA 이현승, 봉중근, 김승회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선발투수 FA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한 분위기다. 일단 9일까지 FA 신청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올 시즌 중반 고전했으나 한국시리즈서 부활한 이현승, 올 시즌 선발 재변신에 사실상 실패했지만, 구원으로서 여전히 가치가 있는 봉중근은 FA를 신청할 가능성이 크다.
확실한 메인 셋업맨에 대한 고민은 거의 모든 구단이 갖고 있다. 다만, 이들에게 막대한 금액과 함께 보상선수까지 줘가면서 영입할 필요성을 느끼는 타 구단들이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다. 아직까지 구원투수를 FA 시장에서 영입하겠다는 움직임을 드러낸 구단은 없다. 이번 FA시장에선 선발투수 3인방과 특급 타자들이 상대적으로 더욱 눈에 띈다. 더구나 내년이면 봉중근이 만 37세, 김승회가 만 36세, 이현승이 만 34세다. 다년 계약을 맺기에 아주 젊은 나이도 아니다.
구원투수 3인방의 FA 시장 행보는 어떨까. 지금 분위기만 보면 지난 1~2년간 대형계약으로 FA시장 흐름을 선도했던 구원투수들처럼 크게 주목을 받을 것 같지는 않다. 물론 원 소속구단 입장에선 놓치면 아까운 자원들이다.
[이현승(위), 봉중근(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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