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진야곱 사태가 쉽게 마무리되지 않을 조짐이다.
H선수가 2011년 불법 스포츠도박사이트에 600만원을 베팅했던 사건. 경기북부지방경찰청은 지난 7일 KBO리그 승부조작, 불법도박 수사 발표서 H를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5년간의 공소시효가 끝났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태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는 듯했다.
그러나 H선수가 9일 진야곱으로 밝혀졌다.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두산은 9일 곧바로 사과 보도자료를 냈다. 자체 징계작업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KBO도 진야곱에 대해 품위손상행위로 징계를 내릴 수 있다.
그런데 두 가지 문제가 발생했다. 한 가지는 두산이 진야곱 사태를 인지한 시기와 KBO에 보고했던 시점이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구단은 8월 중으로 사태를 파악했다. 이태양 승부조작 사태 이후 구단 자체 조사서 진야곱이 2011년 잘못을 시인했다. 이후 두산은 김승호 운영팀장이 곧바로 KBO에 전화로 해당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그러나 KBO는 김승호 운영팀장에게 전화로 진야곱 사태에 대해 듣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실제 KBO는 승부조작 자진신고 기간이 끝나자 유창식 외에는 자신신고자가 없다고 밝혔다. 두산 관계자는 "미스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던 것 같다"라고 했다. 결국 두산과 KBO의 진실공방으로 치닫는 모양새다.
이 부분은 아주 중요하다. 만약 추후 김승호 운영팀장이 KBO에 전화를 걸었던 사실이 없다고 밝혀진다면. 두산은 사건 은폐를 위해 거짓말을 했다는 비난까지 받게 된다. 물론 현 시점서는 명확히 밝혀진 부분이 없다. 어쨌든 이 대목은 KBO의 진야곱 징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하나. 두산은 8월에 진야곱 사태를 파악했으나 김 감독에게 곧바로 알리지 않았다. 그래서 진야곱의 출전이 9월까지 이어졌다. 이 부분은 두산의 명백한 잘못이다. 구단 관계자도 "그건 잘못한 부분이다"라고 인정했다. 이어 "감독님은 시즌 후 한국시리즈 엔트리를 구성할 때 사건을 알았던 것 같다. 그래서 진야곱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뺐다"라고 밝혔다.
진야곱은 8월 4일 1군에서 말소됐다. 그러나 14일 다시 등록됐다. 구단이 김 감독에게 진야곱 사태를 확실히 보고하지 않았다는 증거다. 진야곱은 16일 한화전을 시작으로 무려 17경기에 등판한 뒤 9월 30일에 다시 1군에서 말소됐다. 이미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한 이후라서 큰 의미가 없는 말소였다.
두산은 9일 밤 다시 한번 사과했다. 그리고 두 가지 논란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어쨌든 진야곱이 두산 전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를 떠나서, 두산은 진야곱 사태 확인 후 깔끔하게 대처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두산과 KBO와의 진실공방에 대한 야구계의 시선도 곱지않다.
[진야곱.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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