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투의 화신' 종영③] 고경표,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던 서브남주

[마이데일리 = 최지예 기자] 전혀 위협적이지 못했던 서브남주였다. 배우 고경표는 주연급으로 출연한 첫 지상파 드라마에서 제대로 된 매력을 발산하지 못하고 아쉬움만 남겼다.

SBS 수목드라마 '질투의 화신'(극본 서숙향 연출 박신우, 이하 '질투')이 10일 밤 종영했다. 고경표는 '질투'에서 의류 재벌 3세 고정원 역을 맡아 연기했다. 이화신(조정석)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표나리(공효진)를 사랑하게 되는 인물이다. 태국에서 나리와 첫 만남을 갖고 호감을 갖고, 연애 감정을 느낀다.

처음 고정원은 화신의 강력한 라이벌로 삼각 관계에 불을 붙일 만한 매력남으로 그려졌지만, 중반부터는 화신에게 향하는 나리를 어쩌지 못하고 그저 바라만 보는 신세로 전락했다. 나리의 양다리 로맨스가 더욱 긴박감 있게 그려지기 위해서는 화신과 정원의 존재감이 시소처럼 오고 가야 했다. 하지만 판세는 나리와 화신의 로맨스 중심으로 상당부분 흘러갔다. 고경표는 '질투'를 통해 매력이 만개한 조정석 앞에서 결국 칼도 뽑지 못한 꼴이 됐다.

분량 실종의 굴욕마저 겪었다. 앞서 나리-화신-정원은 한 집에서 셋이 살았는데, 결국 화신이 집을 나가자 역시 따라 나갔다. 이후 정원의 분량은 급격히 줄어 들었다. 정원이 나리에 대한 마음을 어떻게 접게 됐는지, 사랑하는 여자와 절친한 친구가 떠나고 남겨져 어떤 심리의 변화를 겪었는지는 드러나지 않았다. 화신과 나리의 사랑이 깊어져 갈수록 정원은 브라운관에서 증발했다.

이 배경으로는 화신과 나리의 사랑을 지지하는 시청자들이 압도적으로 많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이른바 '신나리'라는 애칭으로 화신-나리 커플의 응원했다. 화신 역의 조정석, 나리 역의 공효진이 역대급 케미스트리를 발산하며 호흡을 뽐내는 사이, 정원 역의 고경표는 점점 잊혀져 갔다. 내공이 폭발하는 '신나리' 커플의 사랑이 무르익을수록 고경표는 고독해졌다.

고경표는 캐릭터의 감정 변화를 드라마틱하게 표현하지 못해 상대적으로 매력적이지 못했다는 지적이 있다. 조정석의 화신을 위협할 만큼 매력있게 연기해야 했지만 결국엔 실패했다. 어머니의 반대를 무릅쓰고 나리와 결혼을 추진했던 점 말고는 그저 점잖고 순애보의 사랑으로 심심한 연기를 했다.

'질투' 후속으로 전지현, 이민호가 출연하는 판타지 로맨스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이 오는 16일 밤 10시 처음 전파를 탄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최지예 기자 olivia73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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