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영화 '판도라', 그리고 '스톱'. 원전 폭발사고를 이야기한다.
먼저 '판도라'(감독 박정우 제작 CAC엔터테인먼트 배급 NEW)는 역대 최대 규모의 강진에 이어 한반도를 위협하는 원전사고까지, 예고없이 찾아온 대한민국 초유의 재난 속에서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한 평범한 사람들의 사투를 그린 작품이다.
앞서 재난 영화 '연가시'로 450만 관객을 충격에 빠뜨린 박정우 감독의 차기작이자, 4년 간 준비한 대작이다. 박정우 감독은 9일 오전 CGV 압구정에서 열린 '판도라' 제작보고회에서 "시나리오를 오래 썼다. 이런 영화는 특히 자료 조사나 사실에 관련된 이야기들이, 본질이 왜곡될 수 있는 논란의 소지가 있어서 다른 영화보다 훨씬 더 조사를 많이 했다"라며 원전 소재에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고 말했다.
'판도라'는 터지지 말아야 할 재난이 터진 상황이, 판도라의 상자가 열린 것과 비슷한 상황을 비유해 붙여진 제목이다. 4년 전 박정우 감독이 쓴 시나리오가 시국과 맞닿아 있는 상황이 씁쓸하게 들리는데, 다른 상황들을 차치하고서라도 원전 폭발 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주는 영화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인간의 이기심과 자본에 대한 인간의 욕심들이 얼마나 우리에게 부메랑이 돼 돌아오는지를 보여주는 원전 사고, 이를 다룬 '판도라'는 김남길, 김명민, 김대명, 문정희, 강신일, 김주현, 유승목, 이경영 등이 출연한다.
박정우 감독은 원전 소재를 영화화한 이유에 대해 "원전을 소재로 삼고 영화를 할까 했던 시초는, '연가시'를 했을 때, 다른 여러 유형의 재난 영화를 접하게 됐다. '연가시'를 촬영하고 만드는 와중에 후쿠시마 원전이 터졌다. 내가 아는 상식으로는, 바로 이웃에서 그런 일이 있었으니까 뭔가를 더 고치고 정비를 해야하는데 더욱 수출하고 확장하는 것이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하게 됐다"라고 배경을 설명했다.
체르노빌에 이어, 후쿠시마 원전 폭발 사고는 지난 2011년 일본 동북부 지방에 지진과 쓰나미로 인해 발생했다. 하지만 바로 이웃 나라인 우리나라에서 큰 대비책이 없었다는 점에서,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는 경각심과 책임감을 일깨워주고자 만든 영화라는 것. 하지만 무언가를 선동하려고 만든 것은 아니라고 일축했다.
그런가하면, 김기덕 감독의 22번째 영화 '스톱' 또한 원전 사고를 다룬다. '판도라'가 우리나라에서 벌어지는 지진, 원전 사고를 배경으로 한다면, '스톱'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로 방사능에 오염된 지역에 사는 임신한 부부가 도쿄로 이주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기덕 감독은 '스톱'을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체르노빌 후쿠시마 방사능 누출 사고를 뉴스로 접한 후 원전 폭발에 의한 방사능 피해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느꼈을 때"라고 전했다. 두 작품 모두 오는 12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원전 사고가 벌어져 대혼란의 상황이 된 우리나라, 그리고 벌어진 후 한 가족에게 일어난 이야기를 그리는 두 영화가 관객들에게 어떤 경각심과 울림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판도라'·'스톱'. 사진 = NEW-김기덕필름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