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1순위로 뽑을 때만 해도 쾌재를 외쳤을 것이다. 하지만 현실은 기약 없는 복귀다. 크리스 다니엘스 때문에 속 끓고 있는 부산 kt 얘기다.
kt는 2015-2016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개막 후 19일이 지난 10일까지 다니엘스를 단 1경기도 기용하지 못했다. 시즌 개막 전 입은 아킬레스건 부상 탓이다. 설상가상 다니엘스는 전주 KCC를 상대로 복귀전을 치를 것으로 예상된 10일 햄스트링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kt는 일시교체선수로 허버트 힐을 영입했다.
다니엘스는 드래프트 1순위 출신 가운데 소속팀의 시즌 첫 경기를 치르지 못한 4번째 사례다. 햄스트링 부상이 전치 3주 판정을 받은 만큼, 다니엘스는 최소한 12월초는 되어야 시즌 첫 경기를 치를 수 있게 됐다.
이로써 다니엘스는 시즌 개막 후 첫 경기를 치르는데 가장 오랜 기간이 걸린 외국선수라는 불명예도 안게 될 가능성이 높다. 종전 기록은 40일이었다. 과거 2차례나 KBL 우승을 경험했지만, 다니엘스도 부상 앞에서는 장사 없었던 셈이다.
▲ 마이클 매덕스, 교통사고 불운
드래프트 1순위로 선발된 외국선수 가운데 처음으로 개막전을 치르지 못한 선수는 2000-2001시즌 여수 골드뱅크에서 뛴 마이클 매덕스다. 공교롭게도 골드뱅크는 kt의 전신이다.
매덕스는 2000 트라이아웃에서 힘과 슈팅능력을 두루 갖춰 각 팀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골드뱅크 관계자들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한 후 만세를 외쳤던 것은 유명한 일화다.
골드뱅크에 1순위로 지명됐지만, 매덕스는 시즌 개막 전 미국에서 교통사고라는 불운을 당했다. 3개월간 재활치료를 받는 게 불가피했다. 골드뱅크는 시즌 첫 경기서 매덕스의 일시교체 외국선수 제임스 하지스를 앞세워 ‘디펜딩 챔피언’ 청주 SK(현 서울 SK)를 제압, 파란을 연출했다.
골드뱅크는 매덕스가 시즌 첫 경기를 치르기 전까지 14경기서 6승 8패 6위, 선전을 이어갔다. 현주엽-매덕스 조합이라면, 중위권에서 순위싸움을 이어가는 것도 무리가 아니었다.
매덕스는 시즌 개막 후 40일만인 2000년 12월 14일 대전 현대(현 전주 KCC)와의 원정경기에서 KBL 데뷔전을 치렀다. 매덕스는 아티머스 맥클래리가 데뷔하기 전까지 KBL 최고 외국선수로 불린 조니 맥도웰을 상대로 28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오랜 공백기를 감안하면, 기대감을 가질만한 경기력이었다.
실제 매덕스는 복귀 후 31경기서 평균 26.8득점 10.9리바운드 3어시스트 1블록으로 제몫을 했다. 골드뱅크 역시 무릎부상이 호전됐다고 판단, 차기 시즌에 매덕스를 재계약하기도 했다. 다만, 골드뱅크는 2000-2001시즌 중반 9연패를 당하며 하위권으로 추락,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는 못했다.
▲ 채드 헨드릭, 데뷔전이 고별전
2002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울산 모비스에 지명된 채드 헨드릭은 ‘역대 최악의 1순위’로 꼽힌다. 데뷔전이 고별전이 됐기 때문이다.
헨드릭은 2002-2003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연습경기서 발목부상을 입어 공백기를 가졌다. 모비스는 헨드릭을 대신해 2000-2001시즌 안양 SBS(현 KGC인삼공사)서 득점 1위에 올랐던 ‘막슛’ 데니스 에드워즈를 합류시켰다.
에드워즈가 안정적인 기량을 보여주자 모비스는 헨드릭을 퇴출시키기로 결정했다. 다만, 당시 규정상 기타 사유(기량 미달)로 교체하려면, 해당 외국선수는 1경기라도 출전해야 했다. 결국 헨드릭은 2002년 12월 5일 창원 LG를 상대로 치른 데뷔전이자 고별전서 18분 46초 동안 4득점 5리바운드를 남긴 후 한국을 떠났다. 이 역시 시즌 개막 후 40일만의 일이었다.
▲ 코트니 심스, 16경기만의 트레이드
가장 최근 소속팀의 시즌 첫 경기를 뛰지 못한 외국선수는 코트니 심스다. KCC는 2012 외국선수 드래프트서 1.5% 확률로 1순위 지명권을 획득, D-리그에서 화려한 경력을 쌓은 심스를 선발했다.
심스는 KCC 합류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발목부상을 입었다. 이 탓에 KCC가 시즌 첫 경기를 치른 후 20일만인 2012년 11월 2일 서울 SK전서 KBL 데뷔전을 치렀다. 심스는 이날 17득점 7리바운드 3블록을 기록했지만, KCC는 전력 차를 드러내 65-75로 패했다.
그토록 복귀를 기다렸지만, 심스는 KCC에서 16경기만 치른 후 트레이드됐다. 공교롭게도 데뷔전 상대였던 SK가 심스의 새로운 소속팀이었다. 국내선수 가운데 이렇다 할 득점원이 없었던 KCC는 SK와 김효범·크리스 알렉산더↔심스 맞트레이드에 합의했다(당시 우승권 팀에서 최하위 팀으로 옮기게 된 알렉산더의 실망감이 대단히 컸다는 후문).
심스는 SK가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는데 힘을 보탰지만, 팀을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기엔 역부족이었다. 2014-2015시즌까지 SK에서 뛴 심스는 지난 시즌을 kt에서 소화했고, 올 시즌에는 SK로 복귀했다.
[(위부터)크리스 다니엘스, 마이클 매덕스, 코트니 심스.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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