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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승길 기자] '불륜'이라는 소재를 다루는 이상 문제작일 수밖에 없는 드라마. 그러나 인물의 선택을 놓고 벌어진 첨예한 논쟁은 김하늘과 이상윤, 두 배우가 선보인 열연의 증거이기도 했다.
KBS 2TV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극본 이숙연 연출 김철규)이 10일 밤 방송된 16회를 끝으로 마무리됐다. 딸이라는 공통분모로 만나 힘겨운 현실로부터 받은 상처를 나누며 서로를 위로하는 관계로 발전한 최수아(김하늘)와 서도우(이상윤). 상대와 함께 할 때 비로소 웃을 수 있는 이들이지만, 문제는 두 사람이 유부남, 유부녀라는 사실이었다.
작품은 중간에 등장한 최수아의 대사처럼 "세상에 그런 관계가 있을까? 세상이 그럴 수 있다고 보는 결혼한 남자, 여자의 관계. 그런 게 가능할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제기했다.
당연히 불륜 논란도 있었다. "불륜 미화", "아무리 아름답게 그려도 결국은 불륜이다"라는 것은 '공항 가는 길'의 관련 게시판과 기사의 댓글란에서 꾸준히 접할 수 있는 반응이었다. 하지만 최수아와 서도우가 현재의 배우자가 아닌 서로에게 의지하고 위로를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공감하는 시청자의 반응 또한 만만치 않게 존재했다.
가상의 존재인 극중 인물의 선택에 공감하고 비판하며 논쟁을 나눈다는 것, 이는 최수아와 서도우에게 직접 생명을 불어넣은 김하늘과 이상윤 두 배우에겐 더 없는 찬사이기도 했다.
김하늘은 이번 작품에서 워킹맘으로 살아가는 현실 속에서 조금씩 지쳐가다 자신의 마음을 공감해주는 존재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는 최수아의 내면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최수아는 강한 엄마이고, 동시에 한 명의 여자였다. 차분하게 자신의 일을 챙겨나가면서도 특유의 사랑스러움을 잃지 않는 최수아라는 인물에 김하늘은 최적의 캐스팅이었다.
이상윤도 마찬가지였다. 서도우는 차마 상상할 수도 없었던 비밀을 깨닫는 순간에도 의연함을 잃지 않는 기댈 수 있는 남자였다. 하지만 자신에게 '위로'가 되어주는 최수아의 품에서는 눈물을 흘리며 무너지기도 했다. 드라마의 16회가 마무리된 시점에서 서도우 역할을 놓고 다른 배우를 떠올리는 것은 이제 어려운 일이다. 두 배우의 열연은 '공항가는 길' 속 두 인물의 선택을 더 뜨겁게, 더 깊이 있게 바라볼 수 있게 만들었다.
[배우 김하늘과 이상윤. 사진 = KBS 제공]
이승길 기자 winning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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