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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잠실실내체 김진성 기자] 왜 삼성이 올 시즌 초반 선두를 달리는지 증명된 한 판이었다.
이상민 감독은 "6승1패(경기 전까지)는 예상하지 못했다. 선수들이 이렇게까지 잘해줄지 몰랐다. 매 라운드 6승만 하면 6강은 무조건 올라간다"라고 고무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앞으로 계속 이렇게 잘한다는 보장은 없다"라면서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이 감독이 냉정한 마인드로 선수들을 지휘하자 삼성 선수들도 코트에서 저력을 대폭발했다. 절대 만만하지 않은 상대 LG를 완파, 왜 단독선두를 달리는지 입증했다. 삼성의 저력은 대단했다. LG는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삼성 최진영 사무국장은 "역시 가드의 중요성을 느낀다"라고 했다. 김태술은 컬러가 맞는 삼성에서 완벽히 부활했다. 달릴 수 있는 빅맨 리카르도 라틀리프가 있고, 패스능력과 골밑 장악력이 있는 마이클 크레익이 있다. 궂은 일에 눈을 뜬 빅맨 김준일에 슛 거리를 늘린 문태영. 외곽에서 지원 사격을 할 수 있는 이동엽과 이관희. 심지어 3경기만에 발목 부상에서 장신 슈터 임동섭도 있다.
김태술은 이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역량이 있다. 경기 흐름과 매치업에 따라 효율적으로 볼을 배급하는 능력이 있기 때문이다. KCC 시절과는 달리 자신이 주도적으로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예전의 위력을 완벽히 찾았다.
1쿼터 막판부터 서서히 점수차를 벌렸다. 라틀리프와 김준일, 문태영이 골밑을 장악했다. 물론 발목 부상에서 회복, 두 경기째를 맞이한 김종규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닌 것도 사실이었다. 메이스는 출중한 공격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비력은 돋보이지 않았다. 골밑 수비가 버거울 수밖에 없었다.
라틀리프와 크레익이 동시에 투입되는 2~3쿼터. 삼성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걸 보여줬다. LG는 이페브라가 2쿼터 3분만에 부상으로 물러났다. 이페브라가 투입돼도 삼성이 반드시 미스매치가 나는 상황. 이페브라가 없는 LG가 공격력도 떨어지면서 수비조직력도 흐트러졌다. 삼성은 김태술이 2쿼터에 쉬는 대신 주희정이 경기를 운영했고, 골밑을 완벽히 장악했다. 리바운드 숫자는 큰 차이가 없었지만, 삼성의 공격은 효율성이 높았다.
골밑 우위를 살린 것 외에도 이동엽, 임동섭이 속공에 가세, 라틀리프와 좋은 호흡을 보여준 것도 돋보였다. 2쿼터 막판 임동섭의 앨리웁 패스를 라틀리프가 공중에서 덩크슛으로 마무리한 장면은 백미였다. 롤 분담이 불분명했던 삼성 국내선수들이 골밑과 가드진의 안정으로 활기를 찾았다는 증거다.
삼성은 3쿼터 초반 크레익의 4득점 외에는 공격이 잠시 주춤했다. 이때 2쿼터에 휴식한 김태술이 이름값을 해냈다. 문태영의 3점슛을 어시스트했고, 속공 상황서 좁은 공간을 파고 들며 라틀리프에게 절묘한 패스를 건넸다. 우중간에서 돌파한 뒤 수비수의 파울을 유도하며 뱅크슛으로 마무리하는 장면은 김태술의 부활이 완벽히 증명되는 장면들이었다. 15점 안으로 들어왔던 점수차는 다시 20점 내외로 벌어졌다. 승부는 3쿼터에 사실상 마무리됐다. 4쿼터 초반 메이스에게 연속 실점했으나 간단히 리드를 벌렸다.
삼성은 여전히 수비력이 아킬레스건이다. 상대를 강하게 압박하는 맛은 떨어진다. 4쿼터에도 메이스를 효과적으로 막지 못해 고전했다. LG의 지역방어 어택에도 문제점을 남겼다. 라틀리프도 5반칙 퇴장했고, 방심한 측면도 있었다. 20점차로 앞서다 4점차까지 따라잡히면서 경기를 마친 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엄청난 공격력과 템포 조절로 충분히 메워낼 수는 있는 수준인 것도 맞다.
김태술의 가세로 골밑 위력을 극대화했다. 크레익을 통해 2~3쿼터 미스매치 효과를 극대화, 경기 중반 흐름을 장악한다. 외국선수 둘 모두 이타적이고, 세트오펜스와 얼리오펜스 모두 위력을 발휘한다. 승부처서 2득점을 담보할 수 있는 문태영도 있다.
당분간 삼성의 상승세가 계속될 듯하다. 외국인 빅맨 2명에 김주성과 윤호영이 버틴 13일 동부전서 삼성의 진정한 저력을 판가름할 수 있다.
[크레익과 라틀리프.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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