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마이데일리 = 천안 안경남 기자] 슈틸리케호가 8개월 만에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를 앞두고 자신감도 얻었다. 하지만 경기 후 완벽했다는 슈틸리케 감독의 인터뷰는 모두가 공감하기 어려웠다.
한국은 11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캐나다와의 평가전에서 2-0으로 승리했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보경은 37개월만에 골을 터트렸고 돌아온 ‘황태자’ 이정협도 득점포를 가동했다. 승리라는 측면에서 매우 긍정적인 경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슈틸리케 감독의 경기 후 인터뷰는 지나치게 승리에 도취된 모습이었다. 그는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완벽한 경기력이었다. 90분 내내 경기를 지배했다”고 평했다. 한국이 경기를 리드한 건 사실이다. 하지만 완벽이란 단어를 사용할 만큼 압도적이었는지는 의문이다.
슈틸리케 감독이 기자회견에서 가장 먼저 언급한 단어는 천안종합운동장의 ‘잔디’였다. 그는 “이곳의 잔디는 국내 최고 수준이었다.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 이런 좋은 그라운드에서 경기할 때 우리가 원하던 경기력이 나온다. 패싱 플레이가 원활하게 이뤄졌다. 잔디 상태가 이만큼 중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우즈벡전은 천안이 아닌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서울의 잔디 상태는 그리 좋지 못하다. 보수 작업이 이뤄졌지만 슈틸리케 원하는 상태와는 거리가 멀다. 패스성공률에 그렇게 민감하다면, 지금이라도 경기장을 바꾸는 게 낫다.
풀백 실험에도 슈틸리케 감독은 완벽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양쪽 풀백들의 공격 가담이 좋았다. 풀백들이 이렇게 오버래핑을 잘하면 수적으로도 우위를 가질 수 있다. 또 수비시에도 전방 압박과 적극성이 좋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냉정히 말해 풀백의 경기력을 제대로 점검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 캐나다가 측면 공격이 크게 위협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좌우 풀백들이 큰 위험 없이 앞으로 쉽게 전진할 수 있었던 이유다. 또한 박주호, 윤석영이 출전한 왼쪽 풀백의 경우, 45분만으로 장단점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다.
또한 무실점에 가려졌지만 아찔했던 장면도 여럿 있었다. 캐나다의 경기력을 감안하면 주지 말아야 할 위기였다. 더 강한 팀이었다면 충분히 실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허나 슈틸리케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브라질과 바르셀로나도 경기 중에 상대에게 찬스를 내줄 수 있다. 그리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실수 없이 완벽하면 모든 경기는 0-0으로 끝나야 한다”며 수비적으로 보완할 점은 없었다고 강조했다.
어쨌든 캐나다전은 대표팀이 자신감을 찾는데 큰 도움이 됐다. 다만, 냉정하게 경기를 보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것이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주기 위한 발언인지는 알 수 없지만, 객관성을 잃은 평가는 자칫 결과가 나빴을 때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수도 있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안경남 기자 knan0422@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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