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황재균(롯데 자이언츠)을 향한 미국 현지의 관심이 뜨거워지고 있다. 적어도 지난해보다는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듯하다.
황재균이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다. KBO에 FA 승인 신청을 하며 공식적으로 자유의 몸이 된 상태다. 이에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개인 훈련을 위해 미국 플로리다로 출국했다.
황재균은 출국에 앞서 “개인 훈련을 위해 가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으나 때마침 메이저리그 측으로부터 쇼케이스 요청이 들어왔다. 미국 MLB네트워크의 존 모로시 기자는 지난 9일 “황재균이 오는 22일 플로리다에서 복수의 메이저리그 구단을 상대로 쇼케이스를 펼친다”라는 소식을 전했다. 메이저리그를 향한 재도전에 나서게 된 셈이다.
▲ ‘절치부심’ 황재균…얼마나 발전했나
황재균은 지난해 소속팀 롯데의 동의 아래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행을 추진했다. 그러나 현실은 냉혹했다. 그 어떤 구단도 황재균을 택하지 않으며 ‘무응찰’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맞이했다. 황재균은 “더 많이 발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변화를 시도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절치부심한 황재균은 결국 2016년을 데뷔 이래 최고 시즌으로 만들었다. 롯데의 진정한 4번타자로 자리매김하며 127경기 타율 0.335 167안타 27홈런 113타점 25도루 97득점 장타율 0.570 출루율 0.394의 성적을 냈다. 무려 7개 부문에서 커리어하이를 기록, 가치를 충분히 높인 상태에서 FA 자격을 획득했다.
또한 약점으로 지적돼왔던 삼진 개수도 줄이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534타수에서 122개의 삼진을 당한 반면 올해는 498타수에서 66개의 삼진을 기록했다. 시즌 도중 발가락 미세골절로 2주 가량 결장하며 타수는 줄었지만, 비율을 따져보면 선구안이 확연히 좋아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볼넷은 오히려 지난해보다 1개 더 얻어냈다.
▲ 자유의 몸…지난해보다 높아진 위상
발전된 기량과 함께 FA 자격을 얻은 부분이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적료를 지불해야하는 포스팅 시스템보다 한결 부담이 적어졌기 때문. 며칠 전에는 그의 시장 가치를 나타낸 구체적인 순위가 공개됐다.
미국 야후스포츠의 제프 파산 칼럼리스트는 11일 메이저리그 FA 시장을 빛낼 204명의 선수 중 황재균을 25위에 올려놨다. 상당히 높은 순위였다. 파산은 황재균을 “벤 조브리스트(시카고 컵스)의 하위 버전”이라며 “파워, 스피드, 컨택 능력, 유연성 등을 모두 갖추고 있다. 3루수 이외에 유격수, 2루수까지 커버가 가능하다”라고 칭찬했다.
파산은 지난해 FA 순위를 매길 당시 이대호를 29위, 오승환(세인트루이스)을 42위로 꼽은 바 있다. 이대호는 시애틀과의 마이너 계약을 통해 빅리그에 입성했고, 오승환은 세인트루이스의 붙박이 마무리투수로 자리매김했다. 물론 지난해와는 선수 구성이 달라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어쨌든 황재균의 가치를 높이 평가한 걸 부인할 수는 없다.
더불어, 미국 야구통계 전문 사이트 ‘팬그래프닷컴’은 “황재균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지난해보다 26% 낮은 삼진율을 기록하는 등 비약적인 발전을 이뤄냈다. 누군가는 황재균과 계약을 맺을 것이다”라고 보도했고, ‘SB네이션’은 “밀워키가 내야 보강을 위해 눈독을 들이고 있다”며 구체적인 구단명을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보다 높아진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황재균의 미국행 향방은 오는 22일 열리는 쇼케이스에서 결정될 확률이 높다. 쇼케이스를 펼친다고 해서 선택을 받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나 그를 향한 미국의 시선이 지난해와 달라진 것만은 분명하다. 무응찰의 아픔을 딛고 절치부심한 그의 노력이 결실을 맺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황재균. 사진 = 마이데일리 DB,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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