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두산은 일단 FA 시장에서 내부단속에 치중한다.
분위기가 그렇다. 실질적으로 외부에서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은 불펜이다. 그런데 이번 FA 시장에 특급 불펜 투수가 거의 없다. 이현승과 봉중근이 전부다. 더구나 봉중근은 최근 1~2년간 하향세가 뚜렷했다.
결국 두산은 이현승을 반드시 잔류시켜야 한다. 그래야 불펜 전력을 유지할 수 있다. 내야수 김재호에게 초점이 맞춰졌지만, 이현승의 잔류도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하다. 혹시 이현승이 타 구단으로 이적하면 두산 불펜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올 시즌 두산 불펜은 작년보다 양적으로 풍부해졌다.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는 더블마무리 이현승과 이용찬 외에도 홍상삼, 김강률, 윤명준, 김성배, 이현호, 함덕주가 포함됐다. 그러나 이들은 한국시리즈에 단 1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김태형 감독의 선발야구는 돋보였다. 1~3차전서 선발투수를 최대한 길게 끌고 갔다. 자연스럽게 부담이 줄어든 불펜은 이현승과 이용찬만 등판했다. 한편으로 그만큼 대다수 불펜 투수들을 한국시리즈 승부처에 믿고 맡길 정도로 안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냉정한 판단이 있었다. 구위와 제구력, 경기운영능력 등을 감안하면 그렇다.
여전히 두산 불펜은 확실한 중간계투가 부족하다는 결론이 나온다. 김태룡 단장은 한국시리즈 우승 직후 "젊은 중간계투를 키우는 게 숙제"라고 했다. 반드시 그래야 하지만, 단기간에 쉽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현승을 절대 놓칠 수 없다.
또 하나. 이용찬의 이탈이다. 15일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는다. 시즌 후 검진을 통해 내려진 결론이다. 통상적으로 인대 접합 수술보다는 재활기간이 짧다. 그래도 개인별로 재활 및 복귀까지 걸리는 시간이 다르다. 구단은 최대 6개월 정도를 내다보고 있다. 최악의 경우 내년 4~5월에도 정상적인 출전이 힘들다.
구위와 구원왕 경력을 감안하면 이용찬은 내년 시즌 강력한 마무리 후보다. 그러나 시즌 초반 합류 여부가 불투명하다. 어깨 수술을 받은 베테랑 정재훈의 행보도 알 수 없는 상황. 그만큼 이현승이 간절하다.
올 시즌 1승4패25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4.84를 기록했다. 시즌 중반 이후 제구가 흔들리며 슬럼프 조짐이 있었다. 그러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눈에 띄게 회복됐다. 마무리에서 밀려났지만, 한국시리즈서 마무리로 화려하게 돌아왔다. 3경기서 3⅔이닝 5탈삼진 무실점. 시즌 초반의 위력을 재현했다. 내년이면 만 34세. 아직 충분히 더 활용할 수 있다.
두산이 이현승을 잡을 수 있을까. 알고 보면 김재호 이상으로 중요한 존재다. 두산은 이현승을 비롯한 내부 FA들을 잡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용찬(위), 이현승(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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