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올 시즌 첫 ‘통신사 매치’는 박상오에 의한, 박상오를 위한 경기였다.
부산 kt 포워드 박상오는 지난 1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SK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맹활약, kt의 92-90 대역전승을 이끌어냈다.
박상오는 이날 벤치멤버로 출전, 30분 41초 동안 26득점 7리바운드를 기록했다. 특히 3점슛은 12개 가운데 7개 성공시켰다. 박상오의 개인 통산 1경기 최다 3점슛 기록이었다.
kt는 2쿼터 한때 26점차까지 뒤처졌지만, 후반에 발휘된 폭발력을 바탕으로 귀중한 역전승을 따냈다. 박상오가 선봉장 역할을 했다. 2쿼터 종료와 동시에 버저비터를 성공시키며 범상치 않은 출발을 알린 박상오는 4쿼터 종료 직전 승부를 연장전으로 끌고 가는 3점슛까지 터뜨렸다.
연장전에서도 박상오의 활약은 계속됐다. 연장전 초반 전세를 뒤집는 3점슛을 넣었고, kt가 1점차로 앞서있던 연장전 중반에는 과감한 돌파로 kt에 3점차 리드를 안겼다. 연장전 종료 1초전 2차 연장전을 노린 김선형의 슛을 블록해낸 것도 박상오였다.
박상오에게 SK는 ‘제2의 전성기’를 보낸 팀이다. kt에서 정규리그 MVP(2010-2011시즌)로 선정되는 등 전성기를 보냈던 박상오는 FA(자유계약) 자격을 얻은 2011-2012시즌 종료 직후 사인&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이적했다. kt는 SK로부터 넘겨받은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권을 통해 장재석(현 오리온)을 손에 넣었다.
박상오는 SK에서도 변함없는 활약을 펼쳤다. SK가 포워드를 4명 기용하는 용병술을 펼쳐 출전시간에는 제약이 따랐지만, 공수에 걸쳐 SK 전력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자원이었다. SK는 박상오와 함께한 3시즌 모두 플레이오프에 올랐고, 2012-2013시즌에는 창단 첫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3년 약정(?)이 끝난 박상오는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친정팀 kt로 돌아왔다. 오용준과의 1대1 트레이드였다. 이어 생애 2번째 FA 협상을 마친 후 맞이한 2016-2017시즌, 통신사 라이벌이자 전 소속팀이었던 SK에 비수를 꽂는 활약을 했다. 경기에 앞서 SK 선수들, 스태프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지만 승부는 별개였던 셈이다.
박상오는 “학생체육관이 나랑 잘 맞는다. 3시즌 동안 홈으로 썼던 곳이라 그런지 편하다. 물론 나와 안 맞는 체육관도 있다”라며 웃었다.
극적인 승리를 따냈지만, 박상오를 비롯한 kt 선수들은 그간 마음고생이 심했다. 이날 전까지 5연패를 당해 최하위로 처졌고, 번번이 접전 끝에 역전패를 당해 분위기가 크게 저하된 터였다. kt는 극적으로 SK를 제압, 공동 9위에 오르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박상오는 “우리 팀 선수들이 키가 작아서 몸 부딪치는 세리머니를 잘 안하는데, SK 이겼을 땐 다들 달려와서 하더라. ‘얼마나 이기고 싶었으면 그랬을까’ 싶었다”라고 말했다.
박상오는 이어 “지난 시즌에도 1라운드 성적(3승 6패)은 안 좋았지만, 2~3라운드에는 5할 승률(9승 9패)을 거뒀다. 허버트 힐이 돌아온 만큼, 앞으로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전했다.
[박상오.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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