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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골밑에 서있는 힐을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더라.”
부산 kt의 대반격은 가능할까. 여전히 쉽지 않은 과제이긴 하지만, 허버트 힐 가세 후 경기력이 한결 나아졌다는 점은 고무적인 부분이다.
kt는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1라운드를 2승 7패로 마쳤다. 전주 KCC와 공동 9위다.
kt의 1라운드는 불운의 연속이었다. 외국선수 드래프트 전체 1순위로 선발한 크리스 다니엘스가 부상으로 자리를 비웠고, 그를 대신해 일시교체로 영입한 제스퍼 존슨의 몸 상태도 기대 이하였다. 다니엘스는 복귀가 예상된 시기에 햄스트링 부상까지 입어 공백기가 늘어났다. 빨라야 12월초 복귀다. 최창진, 김우람 등 가드들도 연달아 부상을 당했다.
전력이 약한 가운데 다니엘스마저 빠지니 골밑 경쟁력이 더욱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었다. 실제 kt는 평균 35.3리바운드로 이 부문 최하위에 머물러있다. 상대에게 내준 것도 평균 41.4리바운드로 가장 많았다.
다만, 힐이 가세하며 분위기를 전환한 것은 2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을 심어줄 수 있는 부분이다. 힐은 체력과 수비가 약점이지만, 입국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치른 2경기서 평균 22.5득점 10.5리바운드 2스틸 1.5블록을 올렸다. 백투백이어서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지만, 2경기 모두 더블 더블을 작성했다.
조동현 감독은 힐에 대해 “시차적응도 안 된 상태일 텐데, 생각보다 잘해줘서 고마웠다. 확실히 제스퍼 존슨보다 몸 상태가 좋았다”라고 말했다.
박상오 역시 “골밑에 서있는 힐을 보는 것만으로도 든든하더라. 다니엘스와 여름에 맞췄던 부분을 못해서 힘든 부분이 있었지만, 빅맨이 왔으니 이제는 해볼만하다는 생각도 들었다”라고 전했다.
실제 kt는 힐과 함께한 2번째 경기인 지난 13일 서울 SK와의 원정경기에서 92-90으로 승, 5연패 사슬을 끊었다. 2쿼터 한때 26점차까지 뒤처졌던 경기를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따내 더욱 극적인 승리였다.
kt는 SK전에 하루 앞서 치른 울산 모비스전도 접전 끝에 82-83, 단 1점차로 패했다. 4쿼터 막판 김현민의 결정적인 수비 실수가 있었지만, 조동현 감독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다. 순간적인 집중력은 아쉽지만, (김)현민이가 진 게 아니고 팀이 진 것”이라며 선수단을 감쌌다.
물론 단 1경기 이긴 것만으로 속단할 순 없다. SK가 여유 있게 앞서나간 이후 경기운영에 패착이 있었던 만큼, kt의 경기력은 몇 경기 더 꼼꼼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조성민의 화력도 꾸준히 발휘되어야 한다. 다행히 시즌 개막 후 6경기에서 평균 7득점 3점슛 0.8개(성공률 20%)에 그쳤던 조성민은 최근 들어 슛 감각이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다. 최근 3경기 기록은 평균 13득점 3점슛 2.3개(성공률 46.7%).
지난 13일 SK전에서 조성민이 터뜨린 2개의 3점슛도 결정적 순간마다 나왔다. 6점차로 뒤처진 4쿼터 종료 42초전 불씨를 살리는 3점슛을 넣었고, 1점 지고 있던 연장전 종료 3분여전 전세를 뒤집는 3점슛도 조성민의 몫이었다.
골밑이 안정감을 갖게 되면, 슈터들 역시 심적인 부담을 덜게 된다. 박상오는 “(조)성민이가 ‘더블팀 좀 안 왔으면 좋겠다’라고 할 정도로 힘들어했다. 힐이 가세한 만큼, 이제는 상황이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상오는 더불어 “1라운드에 2승밖에 못했지만, 아직 치를 경기는 많다. 중위권이 서로 물고 늘어져 하위권과 차이도 크지 않다. 여전히 해볼만하다”라고 덧붙였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조동현 감독이 그토록 바랐던 ‘분위기 전환을 위한 1승’은 극적으로 나왔다. 마침 13일 SK전 이후 4일 휴식이 주어진 것도 kt 입장에서는 행운일 터.
“SK전까지 패했으면 팀 분위기가 더 가라앉았을 텐데 다행이다. 쉬는 기간 힐과 국내선수들이 호흡, 패턴을 맞추는데 초점을 둘 생각이다. 제스퍼 존슨이 있을 때보단 골밑이 강해진 만큼, 반전을 노리겠다”라는 조동현 감독의 말대로 kt의 반등은 이뤄질 수 있을까.
[허버트 힐(상), 조동현 감독·박상오(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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