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구리 김진성 기자] 역시 가드의 존재감은 크다.
KDB생명 김영주 감독은 "참 힘드네. 2년씩은 더 늙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KDB생명은 14일 KEB하나은행과의 1라운드 최종전 직전까지 1승3패였다. 신한은행을 잡았으나 우리은행, KB에 졌다. 가장 아쉬웠던 건 11일 삼성생명과의 원정경기였다. 연장접전 끝에 3점차로 졌다.
KDB생명의 객관적 전력은 약하지 않다. 확실한 포인트가드 이경은, 승부처서 2득점을 담보하는 에이스 카리마 크리스마스도 있다. 2라운드 외국선수 티아나 하킨스도 기본적인 기량은 좋다. 다만, 몸 상태가 조금 좋지 않다는 후문.
여기에 베테랑 한채진과 조은주가 건재하다. 산전수전을 겪은 선수들이다. 이밖에 젊은 선수들 중에서도 청소년대표를 경험한 선수가 즐비하다. 지난 시즌을 끝으로 한꺼번에 3~4선수가 퇴단해도 여전히 KDB생명의 인력풀은 나쁘지 않다. 최근 몇 시즌간 리그가 하향평준화된 걸 감안하면 해볼만한 시즌이다.
그러나 KDB생명은 승부처서 항상 고개를 숙인다. 최근 2~3시즌 동안 그렇게 많이 졌다. 하위권에 허덕였다. 구리체육관에서 연습까지 병행하는 유일한 팀. 그마저도 지자체 스케줄에 맞춰 불편하게 움직이는 고충까지. KDB생명의 최근 몇 시즌은 미스터리했다.
어쨌든 최근 몇년간 승리보다 패배가 익숙했고, 자연스럽게 선수들이 위축되는 악순환을 끊어내지 못한다는 게 김영주 감독 진단이다. 그는 "내가 좀 더 디테일하게 지시해야 했다"라고 털어놨다. 예를 들어 3점슛을 맞아도 되는 상황서 무리하게 스위치디펜스를 하다 골밑에서 미스매치를 허용, 손쉽게 실점하는 부분이다. 개개인의 경험과 센스 문제지만, 심리적으로 위축되고, 실수가 실수를 낳는 악순환이라는 게 김 감독 진단이다. 삼성생명전서도 이런 조그마한 실수들이 모여 석패했다.
가장 좋은 약은 승리다. KDB생명이 하나은행을 꺾었다. 확실한 가드가 없는 하나은행과는 달리 KDB생명은 이경은이 있었다. 승부처에 이경은의 존재감이 빛났다. 1쿼터부터 손쉽게 하킨스와 크리스마스의 골밑 찬스를 봤다. 능숙한 엔트리 패스로 득점을 도왔다. 속공 상황서 직접 피니셔 역할까지 해냈다.
손쉬워 보이지만, WKBL에 이경은만한 가드는 없다. 물론 이경은도 잦은 잔부상에 시달려왔다. 기복은 있다. 그래도 이경은이 집중력을 발휘하면 WKBL서 상대할만한 가드가 많지 않다는 게 확인됐다. 하나은행은 서수빈과 김지영을 투입, 이경은 봉쇄에 나섰으나 실패했다. 김지영은 정확한 3점포가 돋보였지만, 수비는 그렇지 않았다.
이경은은 4쿼터 중반 하나은행의 추격에 직접 3점포를 꽂았다. 경기 템포를 조율하면서 하나은행의 흐름을 차단하고, 승부처 흐름을 KDB생명쪽으로 이끌었다. 이밖에 베테랑 조은주와 김시온, 김소담의 활약도 돋보였다.
KDB생명은 경기 중반 지역방어로 재미를 봤다. 하나은행은 3쿼터 막판, 4쿼터 초반 결국 깼다. 그러나 KDB생명은 이때 체력을 세이브했고, 경기 막판 타이트한 맨투맨으로 하나은행 추격을 차단했다. 이때도 이경은이 직접 공수를 조율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종료 1분30초 김지영의 돌파를 직접 블록으로 저지했다. 18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 결국 접전 끝 승리. KDB생명이 2라운드를 앞두고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다.
[이경은. 사진 = 구리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