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그래도 이경은이 희망이다.
KDB생명 이경은은 현재 WKBL에 거의 없는 유능한 가드다. 시야 자체가 아주 넓은 편은 아니지만, 패스센스는 리그 최고다. 그리고 공격형 가드로서 저돌적인 돌파와 수준급 피니쉬능력이 돋보인다. 미드레인지 슛도 정확하다.
이경은에겐 결정적인 결함이 있다. 내구성이다. 고질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 어깨 부상으로 수년간 고생했다. 최근에도 어깨와 손가락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 김영주 감독과 이경은도 "경기를 뛰고 나면 통증이 찾아온다. 그걸 넘겨야 다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KDB생명 멤버구성은 나쁘지 않다. 확실한 포인트가드 이경은에 수준급 외국선수 카리마 크리스마스, 티아나 하킨스가 있다. 베테랑 조은주와 한채진에 잠재력이 풍부한 젊은 가드, 포워드들이 즐비하다.
그러나 최근 수년간 고개를 숙였다. 주축 선수들은 부상, 젊은 선수들은 경험 부족과 기량의 세부적인 약점이 있었다. 승부처서 무너지는 모습을 반복, 하위권 단골손님이 됐다. 이경은도 몸 상태가 좋은 날이 많지 않았다. 무너지는 팀을 추스르지 못했다.
올 시즌 이경은의 몸 상태는 평균 이상이다. KDB생명은 이경은이 잘해야 전체적으로 살아날 수 있는 멤버 구성이다. 14일 KEB하나은행전이 그랬다. 크리스마스와 하킨스를 살리는 2대2, 속공 상황서 날카로운 피니셔 역할, 승부처서 터진 3점포가 돋보였다. 결국 KDB생명은 3연패 위기를 끊었다. 2승3패, 중, 상위권 도약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하나은행의 추격 흐름에 맞받아칠 수 있는 3점포, 템포를 늦춰 확률을 높이는 공격작업을 전개한 모습이 돋보였다. 경기조율과 해결사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다. 물론 상대적으로 하나은행의 이경은 수비가 허술했다. 그래도 건강할 때 이경은이 보여줄 수 있는 최고의 경기력이었다. 이경은은 "템포 조율은 중요하다. 내가 공격적인 스타일의 가드이니 신경 써야 한다"라고 했다.
공격에선 동료의 찬스를 살리는 비중을 감안하고 움직인다. 너무 인위적이지만 않으면 괜찮다. 예를 들어 이경은은 "아웃넘버에선 적극적으로 공격에 임한다. 파울을 얻어도 U파울일 때가 있기 때문이다. 5대5 상황에는 내 찬스와 동료의 공격 비율을 조절하는 편이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에게 의식적으로 기회를 주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크리스마스, 하킨스와의 호흡은 좀 더 살려야 한다. 2대2에 능한 이경은은 두 사람의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이경은은 "크리스마스는 늦게 합류했다. 아직 5경기만 해봤다. 잘하는 것 위주로 살려주려고 한다"라고 했다.
이경은도 연차를 제법 쌓았다. 성숙해졌다. 팀이 지닌 문제점을 알고 있다. 해결해나가려는 의식도 갖고 있다. 그는 "승부처서 결정적인 공격을 실패하면 거기에 빠져있기만 한다. 수비에 집중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했다"라고 돌아봤다.
이경은이 살아야 KDB생명이 산다. 이 경기력을 꾸준히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자신의 가치도 끌어올리고, 수년간 하위권에 허덕였던 KDB생명도 살아난다. 이경은에게도 도전이다. 그는 "경기력 기복을 줄여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경은.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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