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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윤진 기자] 배우 이정진은 케이블채널 tvN 'THE K2(더 케이투)'의 히든카드였다. 중반부 이후부터 도드라졌는데 특별출연의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작품에 끼친 영향력이 컸다.
이정진은 15일 오전 서울 강남구 청담동 한 카페에서 'THE K2' 종영 기념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최유진(송윤아)의 이복동생이자 JB그룹 총수인 최성원 역이다. 특별출연으로 이름을 올렸던 그가 극에 끼치는 영향력이 점점 커지자 '잘못 소개된 것이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최후는 씁쓸했다. 유진의 비서 김실장(신동미)에게 총을 맞는 결말이었던 것. 악역 설정이었지만 이정진은 나름의 해석을 통해 미워할 수만은 없는 캐릭터로 완성했다.
"저 착하지 않았나요?(웃음) 투윤아에겐 그럴 수 있지만 악역이라 생각하진 않았어요."
곽정환 감독과의 인연으로 'THE K2' 출연을 결정한 그는 점차 분량이 늘어나자 조금은 당황스럽기도 했다.
"처음엔 몇 회 나올 지 모른 다고 했어요. 중요한 신이 있다고만 해서 출연을 결정했는데 제가 뒷부분에 악의 축으로 나오게 됐네요."(웃음)
'이정진의 재발견'이란 평가가 나올 정도로 그의 악역 연기에 감탄한 시청자가 많았다. 드라마를 촬영하며 수시로 반응을 접했던 이정진은 "내가 그 동안 너무 못 했었나 보다"라며 웃었다. 그리곤 다시 입을 열었다.
"송윤아 누나가 '너 이런 역할 한번 더해'라고 했어요. 같이 하면 당연히 한다고 했죠. 사실 이런 말을 듣기 쉽지 않고, 또 들으면 정말 기분이 좋은데. 제가 착하게 살아야겠네요."(웃음)
이정진과 송윤아는 극에서 내내 으르렁거렸다. 두 사람의 신경전은 머리털이 쭈뼛 설 정도로 살벌했는데 그 정점이 15, 16회에서 그려진 장면들이었다.
"15회 촬영이 하루 만에 끝났어요. 장소 이동도 없었으니까요. 윤아 누나가 워낙 잘 하는 배우고 굉장히 중요한 장면이기도 했는데 엄청 편하게 찍었어요. 2인 3각처럼 '함께 발 맞춰가면 되겠구나' 생각했죠."
최성원은 비열한 표정을 지어도 능청스러운 말투와 행동 탓에 미워 할 수 없는 악역이었다. 연구가 필요했는데 무겁게 그리기 보다 가벼운 느낌을 부여한 것이 핵심이었다.
"성원은 엄청난 일을 저지르고도 죄책감을 느끼기는커녕 '밥은 먹어야지'라고 말하는 식이에요. 마지막에 폭탄 들고 클라우드 나인에 찾아 갔을 때도, 대본에는 간단하게 적혀 있었는데, 감독님과 상의 끝에 '놀러 가는 느낌을 내자'고 했어요. 오히려 비장하게 다가갔으면 긴장감이 덜했을 거예요."
이정진은 내내 최성원이 "나쁜 역할이 아니었다"고 말해 취재진들의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들었는데 이는 드라마 보다 더 드라마 같은 현실 정치판에 일침을 가하는 것이었다. 수위가 높은 발언도 툭툭 튀어 나왔다.
"저하고 누나는 정말 착했죠. 창욱이와 윤아는 순진한 거였고요. 저한테 못됐다고 하는 분들이 그렇게 많이 없었어요. 충분히 비난 받을 인물인데 세상에 너무 못된 사람들이 많아서요."(웃음)
클라우드 나인에 폭탄을 들고 난입한 성원은 호시탐탐 거울이를 노렸지만 손에 쥐진 못했다. 만약 '현실에서 갖게 된다면 무슨 질문을 하고 싶으냐'고 묻자 목소리를 높여 "국회로 보내고 싶네요"라고도 말했다.
이정진은 액션 연기에 대한 욕심을 묻는 질문엔 "마지막에 와이어 타고 갔잖아요"라며 웃고, 성원 역에 대해선 "여자만 골라서 쏘고 참 비열하다"라고 말하는 등 솔직한 표현으로 유쾌하게 인터뷰를 리드했다. 차기작을 묻는 질문에도 한결 같았다.
"이번엔 착한 거 했으니까 다음엔 순진한 거 하려고요."(웃음)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박윤진 기자 yjpar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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