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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조앤 K. 롤링은 마법사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이어 또 다시 매력적인 판타지 월드를 구축했다. 그는 소외된 인물을 보듬고, 관용을 품어낸다. ‘신비한 동물사전’은 내면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편견을 극복해야한다는 메시지가 녹아있다. 트럼프 시대에 정확히 도착한 마법의 판타지다.
1926년 뉴욕 마법 세계는 위협에 직면했다. 정체불명의 불가사의한 무엇인가가 도심을 파괴하고, 유럽을 파괴한 어둠의 마법사 겔러트 그린델왈드는 언제 다시 돌아올지 몰라 미국 마법사들을 두려움에 떨게한다.
신비한 동물을 구조하고 연구하는 마법사 뉴트 스캐맨더(에디 레드메인)는 미국 마법의회(MACUSA)의 의심을 받아 위험 인물로 낙인 찍힌다. 위협적인 존재의 횡포가 갈수록 심해지자 뉴트 스캐맨더는 아무것도 모르는 노마지(영국 머글의 미국식 단어) 제이콥 코왈스키, 마녀 자매 티나(캐서린 워터슨), 퀴니 콜드스틴(앨리슨 수돌)과 함께 모험에 나선다.
영화 초반에 신문이 묘사하는 1920년대 세계 정세는 2016년 현실을 반영한다. 테러의 증가와 반 마법사 정서의 확산은 다른 문화와의 공존과 화해 대신 적대와 증오로 대립하고 이주민을 배척하면서 벌어지는 현대의 비극을 연상시킨다.
‘해리포터’ 시리즈를 통해 언제나 관용의 미덕을 역설했던 조앤 K. 롤링은 자신의 첫 번째 시나리오에서도 불관용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비주류 인물들의 연대를 통한 용기를 역설한다.
은행 대출을 받지 못해 빵 가게를 열수 없는 가난한 노마지 제이콥 코왈스키, 미국 마법의회 수사팀에서 쫓겨난 티나,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있는 퀴니가 뉴트 스캐캔더와 팀을 이뤄 강력한 적과 맞서 싸우는 과정이 스펙터클한 판타지 액션 속에 펼쳐진다.
뉴욕 도심을 배경으로 땅이 갈라지고, 마천루 사이를 종횡무진 오가는 액션신부터 진귀한 동물들이 선사하는 화려하고 현란한 판타지는 뛰어난 시각적 비주얼과 결합해 흥미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주변 공간에 따라 크기가 자유자재로 커졌다가 줄어드는 동물부터 동전을 비롯해 번쩍이는 물건은 모조리 뱃 속에 집어넣는 생명체에 이르기까지 포유류, 파충류, 조류 등 다양한 동물들의 기상천외한 움직임도 시선을 사로 잡는다.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에 빛나는 에디 레드메인은 부드러우면서도 따뜻한 마법사 이미지를 빼어나게 연기했다. 댄 포글러는 믿을 수 없는 마법에 입을 다물지 못하는 한편, 시종 유머러스한 몸짓으로 극의 재미를 이끌어낸다.
‘케빈에 대하여’에서 섬뜩한 연기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에즈라 밀러는 나약하면서도 어둠을 간직한 크레덴스 베어본 역을 맡아 극에 긴장감을 불어 넣는다.
개성 있는 캐릭터, 거대한 스케일의 판타지,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 마법 세계 등 ‘신비한 동물사전’은 향후 5부작으로 설계된 시리즈의 첫발을 성공적으로 내디뎠다.
[사진 제공 = 워너브러더스]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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