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수많은 연습을 했고, 그런 시도를 하는 게 재밌다. 스킬 트레이닝이 확실히 도움이 됐다.”
서울 SK와 원주 동부의 2016-2017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첫 맞대결이 열렸던 지난 11일 잠실학생체육관. 서울 SK 가드 김선형이 전매특허인 화려한 돌파를 성공시켜 체육관의 열기를 고조시켰다.
3쿼터 종료 직전의 상황이다. 김선형은 3점슛 라인 부근에서 윤호영, 웬델 맥키네스 사이를 비하인드 백드리블로 돌파해냈다. 자신의 오른쪽으로 향할 것이라는 맥키네스의 허를 찌르는 드리블이었다. 넓지 않은 공간을 뚫어낸 김선형의 순발력이 돋보이는 장면이기도 했다.
김선형은 이어 또 한 번의 명장면을 연출해냈다. 골밑에 위치해있던 로드 벤슨을 유로스텝으로 제쳐 득점까지 올린 것.
김선형은 비하인드 백드리블을 시도한 상황에 대해 “안쪽으로 드리블하면 수비수의 손에 걸릴 것 같았다. 비하인드 백드리블이면 뺏길 확률이 적고, 무게중심도 바뀌며 훼이크까지 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김선형은 이어 “유로스텝할 때는 벤슨이 오펜스 파울을 유도하는 듯 보였다. 연습을 많이 해 실전에서 구사할 수 있었다”라고 덧붙였다.
김선형은 전통적으로 기본기, 창의력 향상에 중점을 두고 가드를 지도하는 송도고 출신이다. 탄력까지 지녀 화려한 드리블에 능한 가드다. 덕분에 순발력이 요구되는 찰나의 순간에 빠른 판단을 내리고, 실천에 옮긴다.
김선형은 “연습을 많이 했고, 그런 시도(비하인드 백드리블, 유로스텝)를 하는 게 재밌다. 스킬 트레이닝이 확실히 도움이 됐다”라며 웃었다.
물론 김선형의 화려한 플레이가 늘 하이라이트로 이어진 것도, 팀 승리로 연결된 것도 아니다. 종종 무리한 플레이가 화근이 돼 상대에게 추격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현역시절 ‘매직핸드’라 불렸던 김승현(전 삼성)은 “가드가 실수를 걱정하면 제대로 경기를 할 수 없다. 가드라면 실책을 범할 수도 있는 것인데, 실책에 위축되면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가드에게 필요한 건 자신감이라는 의미다.
김선형이 최근 선보인 비하인드 백드리블과 유로스텝, 과거 강병현(당시 KCC)을 앞에 두고 성공시킨 인유어페이스도 그가 지닌 기량에 배짱이 더해진 덕분에 연출된 하이라이트 필름이었다.
문경은 감독 역시 김선형 특유의 배짱은 살려줘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야단칠 게 없는 선수다. 지난 5월 스킬 트레이닝할 때도 팀 내에서 가장 기량이 좋은데 훈련을 제일 열심히 했다. 그 장면(비하인드 백드리블, 유로스텝)도 1,000번 연습해야 실전에서 1~2번 나오는 기술이다. 얼마나 연습을 했겠나.” 문경은 감독의 말이다.
문경은 감독은 이어 “(김)선형이 덕분에 이긴 경기도 있지만, 선형이 때문에 진 경기도 있었다. 우리 부모님조차 나에게 자제시켜야 하지 않겠냐고 하시지만, 장기를 못 하게 만들면 그 선수를 투입하는 이유가 없는 것이다. (변)기훈이에게 슛 던지지 말고 수비만 하라는 것과 똑같은 이치”라고 덧붙였다.
물론 화려한 농구가 보다 빛나기 위해선 팀 승리도 뒤따라야 한다. SK는 지난 13일 부산 kt와의 홈경기에서 대역전패를 당해 공동 7위에 머물러있다. 16일 나란히 7위에 위치한 울산 모비스와의 홈경기에서 이겨야 중위권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SK는 올 시즌 유독 뒷심이 약하다. 5패 가운데 4패가 4쿼터 중반 이후 주도권을 넘겨준 역전패였다. 이에 대해 김선형은 “테리코 화이트가 투입되면 아무래도 높이가 낮아진다. 물론 그만큼 공격이 우리 팀만의 장점이 될 수 있는데, 리바운드가 뒷받침되면 팀도 더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선형.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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