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주도적으로 공격을 하려고 했다."
삼성은 골밑의 팀이다. 확실한 외곽슈터는 임동섭 정도다. 최근 임동섭은 부상을 회복한 뒤 외곽슛 컨디션이 좋지 않다. 김태술 영입으로 내, 외곽으로 이어지는 볼 흐름은 괜찮다. 그러나 최근 전반적으로 외곽슛이 터지지 않으면서 상대 팀이 골밑수비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물론 KCC는 17일 경기서 역으로 삼성의 내, 외곽을 모두 틀어막는 수비를 했다)
이런 상황서 가장 피곤한 선수는 리카르도 라틀리프다. 메인 외국선수다. 2~3쿼터에 마이클 크레익이 라틀리프와 함께 뛰면서 상대에 미스매치를 유발하는 게 삼성 공격력에 큰 힘이 된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보조 옵션이다. 또한, 최근 크레익은 상대에 동선과 습관이 어느 정도 노출된 상다.
자연스럽게 1~4쿼터에 라틀리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 김태술-라틀리프 콤비의 위력이 대단하다. 그러나 최근 삼성 공격루트 자체가 단순해지는 부분은 있었다. 이상민 감독은 그렇다고 해서 기계적으로 외곽으로 공격 옵션을 분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경기 상황과 흐름에 따라 골밑 공략에 집중하면서 외곽 찬스를 보겠다고 했다. 자연스러운 대처다.
그렇다면 골밑에서 라틀리프를 도와줄 또 다른 옵션이 필요하다. 토종빅맨 김준일이 있다. 골밑 공격력을 갖춘 빅맨이다. 포스트업이 가능하고, 중거리슛 능력도 갖췄다. 신인 시절 김준일의 골밑 공격은 삼성의 중요한 공격 옵션이었다.
지난 시즌 무릎 부상으로 고생했다. 올 여름 재활을 마쳤다. 그래도 이 감독은 김준일의 출전시간을 철저히 조율한다. 20분 내외다. 2~3쿼터에 굳이 라틀리프, 크레익과 같이 뛸 이유는 없다. 골밑 동선이 복잡해지고 공 흐름이 뻑뻑해질 수 있다.
그래서 1~4쿼터에 주로 라틀리프와 함께 뛴다. 김준일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세하면 라틀리프에게 몰리는 수비를 분산시킬 수 있다. 하지만, 부상 후 공격본능을 다소 잃었다. 올 시즌 정상적으로 경기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예전의 공격본능을 완벽히 회복하지는 못했다.
올 시즌 김준일은 상수비와 리바운드에 치중했다. 김태술의 원활한 볼배급을 위해 스크리너 역할도 수행했다. 외국선수 수비도 맡으면서 라틀리프에게 공격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 완벽한 빅맨으로 나아가는 과정을 감안하면 김준일이 꼭 해야 할 부분.
그런데 공격루트 다양성 측면에선 김준일의 적극적인 골밑 공격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라틀리프의 패스 능력도 썩 좋지 않다. 김준일이 골밑에서 자리를 제대로 잡고 공격하면 상대에 미스매치도 유발할 수 있다. 충분히 수비수를 끌어 모을 수 있는 빅맨이다. 그런 점에서 17일 KCC전 1쿼터 12득점은 돋보였다. 하승진이 빠지면서 4~5번 높이가 좋지 않은 KCC의 골밑을 잘 공략했다. 김준일도 "주도적으로 공격을 하려고 했다"라고 했다.
라틀리프도 반겼다. 그는 "모비스 시절 함지훈과도 함께 뛰어봤다. 공격력만 놓고 보면 김준일이 함지훈보다 낫다"라고 말했다. 이어 "김준일은 운동능력이 좋다. 조금 더 골밑으로 들어와서 공격을 하라고 주문한다"라고 덧붙였다.
삼성 공격력은 이미 리그 최상급이다. 반면 라틀리프와 크레익의 수비력은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니다. 외곽 수비력 역시 마찬가지. 결국 공격력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 김준일이 공격본능을 되찾으면 삼성은 더 강해진다. 일단 좀 더 지켜봐야 한다. 골밑 높이가 좋은 팀을 상대로 김준일의 공격본능을 지켜봐야 한다.
[김준일.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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