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플랜B가 강한 팀이 살아남는다.
KBL 10개 구단이 주축선수들의 부상으로 몸살을 앓는다. 장기레이스를 치르면 부상자는 어쩔 수 없이 발생한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유독 간판급 선수들의 부상이 줄을 잇는다. 1~2위를 달리는 오리온과 삼성 정도만 간판급 선수들의 부상이 없다.
3위 동부는 두경민을 잃었다. 15일 오리온전서 발등에 부상했다. 22일 수술을 받는다. 재활까지 약 3개월이 걸린다. 4위 KGC는 올 시즌 중에는 주축들의 부상이 없다. 그러나 지난 2월 아킬레스건에 부상한 강병현 공백이 느껴진다. 공동 4위 전자랜드는 정영삼이 13일 LG전서 제임스 메이스를 수비하다 메이스의 팔꿈치에 입을 정통으로 맞았다. 그래도 18일 kt전에 복귀하며 한 숨을 돌렸다.
6위 모비스는 개막전부터 간판스타 양동근을 잃었다. 손목 수술을 받고 재활 중이다. 1순위 신인 이종현도 발등 재활로 데뷔전조차 치르지 못했다. 장기결장 중이다. 네이트 밀러도 10월 말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 일시대체 외국선수 마커스 블레이클리를 불러들였다. 공동 6위 SK는 코트니 심스와 최준용이 18일 오리온전서 허리와 발목에 나란히 부상했다. 23일 삼성전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8위 LG는 김종규가 무릎 부상으로 개막전부터 5경기 연속 결장한 뒤 복귀했다. 그러나 마이클 이페브라가 11일 삼성전서 발목 부상으로 이탈했다. 긴급하게 마리오 리틀을 수혈했다.
9위 kt와 최하위 KCC 추락의 결정적 원인은 부상이다. kt는 1순위 외국선수 크리스 다니엘스를 아직 단 1경기도 활용하지 못했다. 아킬레스건과 햄스트링에 차례로 부상, 제스퍼 존슨에 이어 허버트 힐을 일시대체 외국선수로 쓴다. 심지어 에이스 조성민마저 18일 전자랜드전서 무릎에 부상, 약 2개월간 출전할 수 없다. KCC도 에이스 안드레 에밋의 사타구니가 개막전부터 좋지 않았다. 에릭 와이즈를 대체로 썼다. 에밋은 24일 LG전서 복귀한다. 그러나 하승진(발목)과 전태풍(팔꿈치)은 수술을 받고 사실상 시즌을 접었다.
이제 2라운드 초반이다. 부상 공백을 맞이한 팀들로선 난감하다. 특히 메인 외국선수들을 잃은 kt와 KCC의 추락은 KBL 10개 구단이 주축선수, 특히 외국선수 의존도가 높다는 걸 의미한다. 감독들은 1라운드 외국선수 위주로 시즌 플랜을 짠다. 메인 외국선수의 부상은 자동차로 치면 엔진이 고장 난 것이다.
이런 상황서 메인 외국선수의 부상은 불가항력적인 부분이 있다. 일시대체 외국선수들에게 많은 걸 기대할 수 없다는 게 감독들의 설명이다. 기량이 떨어지는 게 당연하다. 쓸만한 외국선수들은 이미 타 리그서 뛰고 있다. 일시대체 외국선수들이 기존 외국선수들의 공백을 완벽히 메우는 건 쉽지 않다.
그러나 국내 주축선수들의 부상은 상황이 좀 다르다. 비 시즌에 주축들의 부상과 비상상황을 미리 대비, 플랜B를 확실하게 구축한 팀들이 유리하다. 그런 점에서 사실상 주전 3명을 잃고 6위서 버티는 모비스는 인정 받아야 한다. 비 시즌부터 디테일하게 플랜B. C를 짜놓고 부작용을 거쳐 조금씩 올라온다. 블레이클리와 국내선수들의 절묘한 롤 분담도 단연 돋보인다. 여전히 승부처서 양동근의 경기운영과 클러치 득점에 대한 아쉬움은 있다. 그러나 많은 선수가 볼 운반을 돕는다. 약속된 패턴으로 양동근 공백을 최소화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면 선수층이 얇고 수년간 통 큰 투자가 거의 없었던 kt, 주축 선수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던 KCC는 부상자들이 잇따라 나오자 약점을 표출했다. 그래도 KCC는 고졸 2년차 송교창의 성장이란 성과를 냈다. 에밋이 돌아오는 24일 LG전부터는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
현 시점서 가장 관심이 쏠리는 팀은 동부다. 전통적으로 베테랑, 주전 의존도가 높았다. 두경민은 장기간 결장한다. 그럼에도 꾸준히 상위권서 버텨낼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사다. 베테랑 박지현과 김현호의 활약이 중요하다. SK도 심스와 최준용의 부상 공백이 길어진다면 난감해질 수 있다. 이들의 몫을 분담할 수 있는 최부경은 내년 1월 말에 전역한다.
[조성민(위), 모비스 선수들(아래).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