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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배우 전석호는 인터뷰 1시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그 어떤 배우들과 비교해보아도 열심히, 적극적으로 자신의 이야기에 빠져있었다. 테이블 앞에 있는 그저 한 잔의 물이 소주처럼 보일 정도로, 취중진담 같은 소탈한 이야기들이 줄줄 쏟아졌다.
연극배우를 시작으로 tvN 드라마 '미생', 그리고 그 이후 다양한 작품을 통해 한 단계씩 밟아나가고 있는 전석호는 스스로를 여전히 낮췄고 가야할 길이 많다고 말했다. 하지만 큰 욕심은 없었다. 지금 이 자체가 '행복하다'라고 말했다.
"'작은형'은 '조난자들'에 이어서 두 번째로 주연작일 수 있는데 기분이 안좋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죠. 그런데 분량으로 치면 두 작품 모두 내 입장에서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아니에요. 스스로 관찰자가 돼서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는 역할인 것 같아요. '작은형'은 누군가가 봤을 때는 형제 이야기,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이야기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동현(전석호)이라는 인물도 장애가 있어요. 신체적 장애가 아니라 또 다른 장애를 가진 인물이죠. '작은형'이 말하고자 하는 이야기는 그거예요. '너는 정상이야?'"
'작은형'은 장애인들을 중심 인물들로 다뤘고, 일부러 따뜻하게 그리려고 애쓰는 것이 아닌 그들의 진짜 모습을 그렸다. 심광진 감독의 가족사가 묻어나있는 작품이기도 한 만큼, 솔직한 그들의 이야기들을 그리고 싶었던 영화다. 이에,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나서 불편하게 보는 이들도 있을 터. 이에 대해 전석호는 어떤 생각일까.
"전 좋아요. 불편한 시선들을 피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저를 바라보는 불편한 시선들, 제가 누군가를 바라볼 때의 불편한 시선들, 그것도 사실은 누군가의 시선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거짓말 아니잖아요. 사실 이게 우리의 이야기인 것 같아요. 아름다운 사회를 꿈꾸기도 하지만 아름답게만 비춰지면 진짜를 못본다고 생각해요. 감독님의 이야기에 공감을 했고 그래서 이 작품을 끝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전석호는 '작은형'의 숨은 공신으로 카메라 감독을 꼽았다. 장애인의 캐릭터로 빙의했던 배우 진용욱, 이혁, 이정주 등 배우들의 모습을 핸드헬드 카메라로 관찰을 하듯이 순간을 담아냈다. 전석호는 함께 연기한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빙의한 모습이었다"라고 말할 정도로, 작품의 크기는 작아도 배우들의 열연 만큼은 어느 대작 못지 않았다.
"'가족의 탄생'을 보면서 좀 불편했는데 그런 느낌이 '작은형'에서도 있었던 것 같아요. 가볍게 넘길 수 있는 순간들이 계속 저를 찌르더라고요. 연기를 하면서도 그렇고 배우들과 연기를 하면서도 현장에서 절 찌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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