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용인 김진성 기자] 냉정히 보자. 올 시즌 KEB하나은행 경기력은 첼시 리와 함께했던 지난 시즌보다 오히려 좋아진 부분이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시즌 리와 버니스 모스비의 팀이었다. 두 빅맨을 중심으로 정통농구를 했다. 하지만, 허약한 가드진, 두 빅맨의 투박한 테크닉으로 볼 흐름이 그렇게 원활하지는 않았다. 공격제한시간이 거의 남지 않았을 때 리와 모스비가 터프샷을 던지거나 힘으로 상대 골밑을 무너뜨렸다.
강력했지만, 날카로운 맛은 2% 떨어졌다. 높이에서 절대적으로 우세한 KB를 상대로 플레이오프서 미스매치를 극대화하지 못했던 이유다. 한 차원 높은 농구를 펼치는 우리은행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진 이유였다.
첼시 리 혈통사기극, 김정은, 김이슬 등의 부상으로 하나은행은 올 시즌 완전히 새 판을 짰다. 이 과정에서 이환우 감독대행이 개개인의 강점을 극대화, 팀 공격에 유기성을 더했다. 객관적으로 특정 포지션에서 리그 탑클래스 선수가 없다. 자연스럽게 팀 오펜스를 강화했다.
염윤아, 김지영, 강이슬, 백지은, 카일라 쏜튼, 나탈리 어천와 등이 욕심을 부리지 않고 볼을 주고 움직이고, 다시 스크린을 받아 공간을 만든 뒤 공을 받고, 다시 패스게임을 통해 슛 찬스를 잡는 과정이 아주 인상적이다. 물론 쏜튼과 어천와의 개인기량이 확실히 상대 외국선수들을 압도하는 수준이 아니다. 이 부분을 국내선수들의 효율적인 패스게임으로 메우고, 오히려 시너지효과로 팀 공격력을 강화시키는 선순환을 낳는다.
삼성생명은 어천와가 투입되면 미스매치가 발생한다. 더블팀으로 대응했다. 이 과정에서 어천와가 반대 사이드로 볼을 빼주고, 나머지 국내선수들이 유기적으로 움직여 김지영의 돌파 공간을 마련했던 부분, 어천와가 수비 뒷공간으로 잘라 들어가는 염윤아에게 패스를 내준 부분, 내, 외곽의 패스게임에 의해 강이슬과 김지영이 외곽슛을 만들어낸 부분 등이 단연 돋보였다. 4쿼터 종료 53초전 박언주가 터트린 좌중간 3점포도 정교한 패스게임에 의해 나왔다.
1라운드서 신한은행에 크게 졌다. 그러나 KB, 우리은행, KDB생명과 대등한 승부를 했다. 결국 2라운드 첫 경기서 신한은행에 크게 이기면서 상승세를 탔다. 23일 삼성생명전도 여전했다. 이환우 감독대행이 개개인에게 확실한 롤을 부여하고, 선수들이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팀 오펜스의 기복도 거의 없다.
물론 제공권에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 크고 작은 실수도 잦다. 때문에 여전히 매 경기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 신한은행은 상대적으로 너무 크게 무너진 경향이 있다. 절대적인 수준에서 고 퀄리티 농구를 구현하는 건 당장 쉽지 않다.
하지만, 부족한 전력에도 팀 오펜스가 돋보인다. 기습적인 하프코트 프레스도 꽤 끈끈하다. 결국 하나은행은 갖고 있는 역량의 200%를 뽑아내는 느낌이다. 개개인의 세기가 부족해 상대를 압도하지는 못한다. 하지만, 올 시즌 하나은행은 달라졌다. 게임 내용에 내실이 생겼다. 알차다. 우리은행을 제외한 5개구단의 전력이 종이 한 장 차이인 여자프로농구서 다크호스로 도약했다. 삼성생명전 승리. 우연이 아니었다.
[하나은행 선수들.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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