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두 프랜차이즈 스타는 아름다운 이별을 택했다.
LG 트윈스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시즌 종료 후 거취를 놓고 고심했던 이병규가 구단의 보류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을 하루 앞둔 24일 팀에 은퇴 의사를 밝히고 20년 현역 생활을 마감키로 했다"고 이병규의 은퇴를 공식 발표했다.
이병규는 지난 20년 간 LG 트윈스의 심장과도 같은 존재였다. 장충고-단국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7년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한 그는 첫 해 최다 안타 3위(151개)에 오르며 신인왕을 거머쥐었다.
이병규는 이후 뛰어난 컨택 능력과 야구 센스를 바탕으로 한국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호타준족으로 자리매김했다. 프로 통산 성적은 1741경기 타율 0.311(6571타수 2043안타) 161홈런 972타점 147도루. 골든 글러브 7회, 최다 안타 4회 수상이 그의 화려했던 프로생활을 입증한다.
영원할 것만 같았던 이병규는 2014시즌부터 제 자리를 찾지 못했다. LG 양상문 감독은 세대교체라는 명목 하에 이병규를 철저히 전력에서 배제했다. 올해는 2군 캠프에서 시작해 시즌 내내 퓨처스리그에만 머물다가 이미 순위가 확정된 시즌 최종전에서 1타석을 치렀다.
올 시즌을 끝으로 계약이 만료된 이병규는 LG에 현역 연장 의지를 피력했다. 그러나 별다른 합의점을 찾지 못하며 타 구단으로의 이적과 은퇴라는 기로에 서게 됐다. 이병규는 결국 다른 유니폼을 입지 않고 LG에서의 은퇴를 택했다. 마지막 경기서 더스틴 니퍼트(두산)로부터 안타를 친 장면은 LG팬들의 가슴 속에 영원히 남게 됐다.
이병규와 함께 잠실벌을 달궜던 홍성흔도 같은 처지였다. 중앙고-경희대를 졸업하고 지난 1999년 1차 지명으로 OB 베어스에 입단한 그는 그 해 타율 0.258 16홈런 63타점의 성적으로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후 안정적인 수비와 파워 넘치는 타격을 앞세워 리그를 대표하는 포수로 우뚝 섰다. 2009년 FA자격을 얻어 잠시 롯데를 다녀왔으나 2013년 다시 친정팀 두산으로 복귀해 베테랑의 품격을 과시했다.
그러나 지난해를 기점으로 타격 능력이 급속도로 감퇴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1군에 단 17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했다. 홍성흔 역시 현역 생활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고 싶었지만 구단과 뜻을 모으지 못했다. 타 구단 이적을 추진할 수도 있는 상황에서 그는 결국 명예로운 은퇴를 택했다. 특유의 파이팅 있는 모습과 야구를 향한 열정은 ‘베어스맨’ 홍성흔의 전유물로 남게 됐다.
세월은 흐르고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들은 노쇠해지기 마련이다. 이병규와 홍성흔은 다가오는 세월을 거부하며 타 구단에서 어떻게든 선수 생활을 이어나갔을 수도 있다. 그러나 두 프랜차이즈 스타는 현실을 받아들이고 현역 생활 마감을 택했다. 이들의 은퇴가 아름다운 이별로 평가받는 이유다.
[홍성흔(좌)과 이병규.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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