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품은 KIA, 젊은 외야수들의 운명은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젊은 외야수들은 어떻게 될까.

KIA는 소문대로 FA 최형우를 영입했다. 2017년 KIA 외야진은 완전히 개편된다. 최형우는 건강에 문제만 없다면 붙박이 4번 타자다. 최형우와 나지완이 좌익수와 지명타자를 번갈아 맡을 게 유력하다.

그런데 KIA는 외국인타자이자 1루수 요원 브렛 필과 결별했다. 현재로선 새 외국인타자로 로저 버나디나 영입 가능성이 가장 크다. KIA도 유력 후보로 인정했다. 버나디나는 왼손 외야수다. 커리어로는 중견수 비중이 가장 높았다.

KIA가 버나디나 영입을 확정하면 내년 외야 주전 2명은 뉴 페이스(최형우, 버나디나)로 채워진다. 그렇다면 나머지 한 자리를 놓고 기존 외야수들의 치열한 주전경쟁이 불가피하다. 일단 올 시즌 주전 좌익수 김주찬은 필이 빠져나간 1루를 맡으면 된다.

그러나 대다수 젊은 외야수는 올 시즌보다 기회가 줄어들 수도 있다. 김기태 감독 부임 후 가장 많은 기회를 얻었던 외야수는 김호령이다. 올 시즌에도 주전 중견수로 뛰었다. 넓은 타구커버 범위, 엄청난 순발력을 바탕으로 한 수비력이 매우 돋보였다.

하지만, 김호령이 내년에도 주전으로 살아남을 것이라는 보장은 없다. 수비는 팀 내 최고지만, 타격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안치홍의 전역으로 외야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 베테랑 서동욱, 정교한 타격이 돋보이는 신종길 등 고참들은 물론, 노수광, 오준혁 등 또 다른 젊은 외야수들과의 경쟁도 불가피하다.

부질 없는 가정 하나. 만약 KIA가 최형우를 영입하지 않았다면 젊은 외야수들의 입지는 그만큼 조금 더 넓어질 수 있었다. 결국 외부 FA영입은 기존 주전들 중 누군가가 백업으로 밀려나는 걸 의미한다.

그래도 KIA는 최형우 영입으로 강력한 중심타선을 구축했다. 중복투자 우려도 있지만, 장기레이스를 감안하면 이해도 되는 투자다. 다만, KIA가 김 감독 부임 이후 투타 리빌딩을 진행한 걸 감안하면 최형우 영입과 함께 젊은 외야수들이 최대한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필요도 있다. 특히 올해 포스트시즌까지 경험한 김호령과 노수광은 좀 더 실전 경험을 쌓으면 믿음직한 교타자로 성장할 수 있다.

또 하나의 변수는 삼성에 넘겨줘야 할 보상선수다. 두산이 삼성으로부터 FA 이원석 보상선수 지명절차를 밟은 뒤 삼성도 최형우 보상선수 지명절차에 들어간다. KIA는 보호선수 20인 명단을 곧 삼성에 넘겨야 한다.

KIA는 반드시 보호해야 할 젊은 투수, 타자가 즐비하다. 하지만, 1군 엔트리가 26명인 걸 감안하면 어쩔 수 없이 보호할 수 없는 선수들도 반드시 발생한다. 일부 젊은 외야수들의 운명이 엇갈릴 가능성도 충분하다.

최형우 영입으로 KIA 외야진의 리빌딩이 일종의 전환기를 맞이했다. KIA가 외부 FA영입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리빌딩 효과를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았다.

[최형우(위), 김호령(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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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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