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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종합

문단 성폭력 어디까지…김요일 시인 “성적 희롱·추행했다”

시간2016-11-30 20:25:13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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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김요일(51) 시인이 자신의 성폭력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김 시인은 30일 페이스북에 “당시 저의 의도가 어찌 됐든 증언한 피해 여성들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며 깊이 뉘우치고 있다”며 페이스북에 사과문을 올렸다.

피해자들은 최근 트위터에 ‘성폭력피해여성연대’ 명의로 계정을 만들어 김 시인의 성폭력을 폭로하고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김 시인이 20대 초반 여성을 처음 만난 자리에서 모텔로 데려가 성폭행했고, 페이스북을 통해 대학 휴학생에 접근한 뒤 동료 시인 모임에 초대해 성폭행을 시도했다고 폭로했다.

김 시인은 “데뷔 이후 동료들과 수많은 술자리를 함께했다. 알코올 중독이 되어 만취 상태에서 크고 작은 실수와 사고를 범해 왔다”며 “상습적으로 술자리에 함께 있는 여성들에게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성적 희롱과 추행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 인간적 미숙함과 반여성적 편견, 죄의식 부재 등이 여러 부적절한 언행으로 이어졌음을 인정한다”며 “사과 번복은 물론 언론 매체를 통한 변명이나 왜곡 발언, 피해자들을 향한 보복성 고소 등을 절대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피해자들은 이날 김 시인이 사과문을 올리자 "(그의) 반성하는 태도를 고려해 개인과 단체 고소를 진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문단 내 성폭력 고발은 끊이지 않고 있다. 소설가 박범신(70)씨를 포함해 배용재(54)·박진성(38)·이이체(28)·황병승(46) 시인 등이 혐의를 인정하고 자숙의 뜻을 밝힌 상태다.

[이하 김요일 시인 사과문 전문]

시 쓰는 김요일입니다.

최근 트위터를 중심으로 잇따라 드러나고 있는 ‘문단 내 성폭력’ 관련 사건들을 접하며 참담하고 부끄러운 마음으로 이 글을 올립니다.

저는 1990년 데뷔 이후 동료들과 수많은 술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술을 마셔 댔고, 심지어 2008년에는 식도암과 위암이 찾아와 위 전체를 덜어내는 수술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그 이후에도 폭음을 멈추지 않았고, 알코올 중독이 돼 만취 상태에서 크고 작은 실수와 사고를 범해 왔습니다.

상습적으로 술자리에 함께 있는 여성들에게 도저히 해서는 안 될 성적 희롱과 추행을 하기도 했습니다. 술 핑계를 대자는 건 아닙니다. 제 인간적 미숙함과 반여성적인 편견, 죄의식 부재 등이 여성들에 대한 여러 부적절한 언행으로 이어졌음을 인정합니다. 진심으로 죄송합니다.

현재 트위터에서 저의 죄에 대해 증언들이 올라왔습니다. 당시 제 의도가 어찌됐든 증언 된 피해 여성들의 주장을 사실로 받아들이며 깊이 뉘우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여성 분께 성적 피해를 가해 깊은 상처를 줬습니다. 모든 피해 여성께 깊이 사죄드리며 다시는 이런 잘못을 범하지 않도록 자숙하겠습니다. 진심으로 참회하며 이후 저는 사과 번복은 물론 언론 매체를 통한 변명이나 왜곡 발언, 피해자들을 향한 보복성 고소 겁박 등을 절대 하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저로 인해 고통받았을 분들의 마음을 이제 와서야 헤아려 반성하는 저 자신이 한심스럽습니다. 정말 잘못했습니다. 용서를 구합니다. 이 글을 읽고 큰 실망에 빠질 가족과 동료, 그리고 저를 아껴준 모든 분께도 피눈물 나도록 사죄합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문단뿐 아니라 우리나라 곳곳에 만연된, 병폐 된 성문화가 치유되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저도 앞으로, 어떤 경우라도, 여성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삶을 살아내겠습니다.

[사진 = 김요일 시인 페이스북 캡처]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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