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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여동은 기자] 프로야구(KBO)와 프로축구(K리그)에서 전설을 썼던 37살 동갑내기 더스틴 니퍼트(전 두산)와 데얀(전 FC서울)이 4일 각각 kt wiz와 수원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 입었다.
2011년 두산 베어스에 입단한 니퍼트는 7시즌 동안 185경기에 출전해 1115⅔이닝 94승 43패 평균자책점 3.48 탈삼진 917개를 기록했고, 2016시즌에는 다승(22승), 승률, 평균자책점 3관왕을 차지하며, 정규시즌 MVP와 KBO 골든글러브를 수상했다. 4일 현재 KBO 역대 외국인 투수 다승 및 탈삼진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두산은 젊은 투수를 원했고 지난 해 14승8패를 기록한 니퍼트와의 계약을 포기했다. 사실상 방출인 셈이다. 지난 해 14승을 거두기는 했지만 구속도 떨어진데다 한국시리즈에서의 활약이 미비한 점이 믿음을 주지 못한 탓이다. 두산 입장에서는 니퍼트가 계륵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결국 니퍼트는 kt wiz와 지난 해 연봉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연봉 포함 총액 100만 달러(약 10억 6000만원)에 계약해야 하는 수모를 겪게 됐다. 만 37세의 나이에 미국 무대로 돌아갈 수도 없고, 코치로 남자니 연봉이 10분의 1 수준으로 떨어질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에서 니퍼트의 선택지는 많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니퍼트를 위해 신문 광고까지 게재했던 두산 팬들 입장에서는 어쩌면 배신감을 느낄 지도 모르겠다.
K리그의 데얀도 입장이 별 다르지 않다. 몬테네그로 출신인 데얀은 K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선수다. 2007년 인천을 통해 국내 무대에 데뷔한 그는 2014-16시즌 잠시 중국 슈퍼리그로 떠난 것을 제외하면 9시즌을 K리그에서만 뛰었다.
개인 통산 303경기를 뛰며 173골과 41도움을 기록 중인 데얀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세 시즌 연속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시즌에도 선발과 교체를 오가면서도 19골을 뽑아내며 변함없는 골 결정력을 선보였다. 특히 서울 시절 슈퍼매치에서만 7골을 기록, ‘수원 킬러’로 불렸던 데얀은 수원 이적을 통해 자신의 발 끝을 친정팀 서울로 겨누게 됐다.
데얀을 떠난 보낸 FC 서울의 입장은 팀 리빌딩에 있었을 것이다. 비록 지난해에도 변함 없는 골 결정력을 보여줬지만 올해 37세가 되는 데얀에게 선뜻 고액 연봉을 안겨주기는 마뜩치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FC서울이나 팬들은 데얀이 은퇴, 레전드로 남아주기를 최상의 선택으로 마음에 두었을지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수원 삼성의 파란 유니폼을 입은 데얀의 공격을 막아야 하는 처지가 된 FC 서울은 이래저래 착잡할 듯 하다.
[사진=마이데일리 DB사진]
여동은 기자 deyu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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