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강)소휘가 엄청 늘었더라구요.”
GS칼텍스의 에이스 이소영(24)이 마침내 코트로 돌아왔다. 지난 16일 현대건설전에서 교체 투입돼 310일만의 부상 복귀전을 가졌고, 전날 KGC인삼공사전에선 선발로 나서 팀의 5연패 탈출에 힘을 보탰다.
기록은 서브 에이스 1개를 포함 5득점(공격 성공률 36.36%)으로 평범했지만 서브 에이스는 2세트 20-20에서 승기를 가져오는 귀중한 득점이었다. 아울러, 이소영은 이 점수로 역대 30번째 개인 100서브를 달성했다.
참으로 오래 걸린 재활이었다. 이소영은 지난해 6월 국가대표 팀에서 훈련하다 무릎 인대가 파열되며 이번 시즌을 좌절 속에 출발했다. 이소영은 “‘내가 저 자리에 있었으면…’이라는 마음으로 경기를 봤다. 팀이 좋지 않을 때 조급하기도 했지만 감독, 코치님 도움으로 절제하면서 묵묵히 재활을 진행했다. 그래도 밖에서 보고 배운 부분이 많았다”라고 재활의 시간을 되돌아봤다.
그러나 역시 에이스는 에이스였다. 전날 경기 전까지 5연패 중이었던 GS칼텍스는 이소영 복귀 효과를 누리며 최근 4승 1패 상승세의 KGC인삼공사를 셧아웃 완파했다. GS칼텍스 차상현 감독은 경기 후 “이소영이 들어오면서 편안해졌다. 보이지 않는 시너지 효과가 있었다. 팀의 살림꾼 역할을 잘 수행해줘서 고맙다”라고 흡족함을 나타냈다.
이소영 역시 감회가 남달랐을 터. 장충체육관을 찾은 팬들은 경기 후 일제히 이소영의 이름을 연호하며 그의 복귀를 환영했다. 이소영은 “선발로 처음 뛴 경기서 연패를 탈출해 기쁘다. 팬들의 연호를 듣고 울컥했다. 많이 기다려주셨다는 감사함에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소영은 아직 100%의 경기력을 선보일 수 없다. 무릎 부상에서 완쾌했고, 더 이상 아픈 곳도 없지만 경기를 오래 쉰 탓에 점프력과 리시브 감각이 저하됐다. 이날 인삼공사는 서브로 이소영을 줄곧 괴롭혔다. 아울러, 부상 트라우마 극복도 과제다.
이에 대해 그는 “아직 점프가 100%가 아니라 계속 끌어올리려고 한다. 리시브 감을 잡는 것도 힘들다”라며 “짧은 공이 오면 두려움이 생기긴 하지만 극복해야 한다. 생각 없이 자신 있게 공을 때리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에이스 이소영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GS칼텍스엔 강소휘라는 차세대 에이스가 등장했다. 프로 3년차의 강소휘는 올 시즌 외국인선수 듀크와 함께 양 날개에서 가공할만한 위력을 뽐내고 있다.
오랜만에 코트로 돌아온 이소영도 강소휘의 경기력에 눈이 휘둥그레졌다. 원조 에이스 이소영은 “소휘가 엄청 많이 늘었다. 위압감이 느껴졌다”라고 웃으며 “소휘를 보면서 많이 배워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남은 시즌 보고 많이 배울 것이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더불어 “소휘가 에이스이기 때문에 난 공격보단 뒤에서 받쳐줄 생각이다”라는 뜻을 덧붙였다.
GS칼텍스는 5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 현재(29일 기준) 시즌 8승 13패(승점 21) 5위에 올라있다. 봄 배구 전망이 그리 밝진 않지만 어쨌든 유종의 미를 거두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한다. 이소영의 합류는 이런 점에서 상당히 고무적이다.
이소영은 “남은 시즌은 다른 것보다 욕심을 부리지 않고 보낼 것이다. 전만큼은 아니어도 감을 찾으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려 노력하겠다”라고 목표를 전하며 “부상당한다고 선수 생활이 끝나는 게 아니다. 포기하지 않고 노력하셨으면 좋겠다”라고 재활 중인 프로스포츠 선수들을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남겼다.
[이소영. 사진 = KOVO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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