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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아직 모릅니다."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은 2일 삼성생명과의 홈 경기를 앞두고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3위 신한은행은 이날 승리하면 4위 삼성생명에 4경기 리드다. 설령 져도 2경기 우위다. 이미 3위 경쟁에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한 상황.
하지만, 절대적인 수준에서 WKBL은 개개인, 팀의 애버리지가 높지 않다. KBL보다 경기력 사이클 변동 폭이 크다. 때문에 신 감독은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주위에서 3위가 유력하다고 하지만, 끝날 때까진 끝난 게 아니라는 뜻. 사령탑으로서 당연한 자세다.
삼성생명은 주전 파워포워드 배혜윤이 허리부상으로 결장했다. 신한은행 곽주영을 수비할 사람이 마땅치 않았다. 베테랑 허윤자부터 김한별, 양인영이 돌아가며 맡았다. 분명 신한은행에 유리한 상황.
흐름이 미묘하게 흘러갔다. 경기 내내 대등했다. 오히려 삼성생명이 근소한 리드를 유지했다. 신한은행이 자초한 측면이 컸다. 기본적으로 세트오펜스 효율성이 너무 떨어졌다. 스크린과 패스게임으로 찬스를 만들어도 마무리가 되지 않았다. 슛 사이클이 최저점이었다. 골밑슛도 많이 놓쳤다.
신한은행은 삼성생명보다 훨씬 많은 공격리바운드를 잡고도 효율성이 떨어졌다. 실책도 잦았다. 하지 않아야 될 라인크로스, 공격자파울, 부정확한 패스가 속출했다. 삼성생명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삼성생명의 최대강점은 속공, 얼리오펜스다. 토마스의 주특기다. 토마스가 직접 공을 잡고 치고 들어가는 스피드를 막는 게 쉽지 않다. 신한은행은 나름대로 토마스의 길목을 차단하려고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 삼성생명 역시 국내선수들의 득점이 시원스럽게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토마스를 중심으로 속공, 얼리오펜스로 풀어갔다. 기습적인 풀코트 프레스도 돋보였다.
이 과정에서 김한별의 헌신이 돋보였다. 곽주영 수비를 잘 했다. 허윤자가 투입되자 김단비까지 밭았다. 고질적으로 무릎 상태가 좋지 않다. 그러나 기본적인 농구센스는 좋다. 토마스, 박하나와의 연계플레이를 직접 이끌었다.
4쿼터 들어 흐름이 미묘하게 바뀌었다. 신한은행 쏜튼이 흐름을 탔다. 토마스를 잘 묶으면서 공격에서 확률 높은 돌파로 점수를 만들었다. 또한, 신한은행은 3쿼터 중반부터 지역방어를 사용, 삼성생명 흐름을 차단했다. 김단비의 외곽포도 터지기 시작했다. 쏜튼과 김단비가 응집력을 끌어올리면서 경기 양상이 달라졌다.
2분30초를 남기고 신한은행이 쏜튼 대신 그레이를 넣었다. 철저한 대인마크로 삼성생명에 부담을 줬다. 김한별이 무리한 3점포를 던졌고, 김단비가 리바운드 응집력을 끌어올려 김연주의 속공 득점을 이끌었다. 그레이도 허윤자를 상대로 골밑 득점을 올려 승부를 갈랐다. 신 감독의 적절한 전략이 성공한 셈이다. 경기종료 44초전 박하나를 사이드라인으로 몰아낸 뒤 트랩으로 스틸한 것도 결정적이었다. 결국 3점차 승리.
삼성생명은 다 잡은 경기를 놓쳤다.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쉽지 않게 됐다. 신한은행은 3쿼터까지 경기력이 좋지 않았으나 4쿼터에 흐름을 뒤집었다. 3쿼터까지 많은 리바운드와 적절한 수비변화로 버텨낸 게 승리 원동력이었다. 공격이 풀리지 않을 때 무너지던 시즌 초반과 확연히 달랐다. 신한은행은 뒷심이 생겼다.
[신한은행 벤치. 사진 = W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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