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누가 반전 스토리를 쓸까.
최근 KBO 구단들의 연봉책정 및 협상에는 온정주의가 사라졌다. 팀 성적과는 별개로 개개인의 성적, 팀 공헌에 따라 철저히 고과가 매겨진다. 지난해 페넌트레이스,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차지한 KIA도 마찬가지다.
주축선수 대부분 연봉이 오르거나 동결됐다. 그러나 삭감된 선수들도 적지 않다. 투수 중에서는 홍건희 곽정철 김진우 박경태 손영민 박지훈 한승혁, 포수 백용환, 내야수 김주형 홍재호, 외야수 오준혁 이준호 신종길 이호신이 그 주인공들. 대부분 오키나와 스프링캠프 40인 명단에서 빠졌다.
이들 중 홍건희, 김진우, 한승혁, 김주형 등은 김기태 감독 부임 이후에도 꾸준히 1~2군을 오갔다. 정확히 말하면 김 감독은 어떻게든 이들을 1군 각 파트 주요멤버로 활용하기 위해 기회를 많이 줬다.
하지만, 단기간 반짝한 뒤 1군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결국 김진우와 김주형은 오키나와에 오지 못했다. 특히 김진우는 무릎 재활로 시즌 초반 1군행이 쉽지 않다. 때문에 구단이 아예 육성선수로 돌렸다. 김주형은 오키나와 캠프에 참가한 야수들보다 경쟁에서 한 걸음 뒤처졌다고 봐야 한다.
올 시즌 연봉이 삭감된 선수들 중 오키나와 40인 캠프에 포함된 선수는 홍건희, 한승혁, 백용환 등 3명이다. 이들의 오키나와 캠프 참가는 올 시즌 연봉이 삭감됐지만, 여전히 김 감독의 기대를 받고 있다는 뜻이다.
특히 홍건희와 한승혁은 올 시즌 반드시 부활이 필요하다. 홍건희는 2016시즌 중반 선발과 중간을 오가며 쾌조의 페이스를 자랑했다. 하지만, 7월 말 갑작스러운 가슴통증 이후 구위와 커맨드 모두 흔들렸다. 지난해에도 별 다른 반전을 해내지 못했다.
한승혁은 지난해 시범경기서 0점대 평균자책점을 찍을 정도로 기대가 컸다. 그러나 막상 정규시즌에 들어가자 좋았던 투구밸런스를 잃었다. 시범경기서 투구 매커니즘 교정 효과를 봤지만, 반짝 효과에 그쳤다. 패스트볼은 빠르고 위력적이지만, 제구 기복이 심한 약점을 해결하지 못했다.
KIA는 여전히 불펜이 아킬레스건이다. 기본적으로 김세현, 임창용, 김윤동이 이끌어가지만, 김세현과 김윤동의 꾸준함은 입증되지 않았다. 전성기 위력과 거리가 있는 임창용에게 엄청난 기대를 갖거나 부담을 주는 것도 무리다. 필승계투조 짜임새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가전력이 필요하다. 현실적으로 한승혁이나 홍건희의 성장이 필수다.
백용환은 2016년 9월 무릎 십자인대 파열 후 재활을 거쳐 지난해 돌아왔다. 올 시즌에는 본격적으로 1군 풀타임 활약을 노린다. KIA는 우승포수 김민식, 백업 한승택이 있지만, 여전히 절대적인 기준에서 경험이 많은 편은 아니다.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포수를 많이 만드는 게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숙제다. 그런 점에서 백용환의 올 시즌 1군 진입 및 성장 여부는 굉장히 중요하다.
이밖에 김진우나 김주형 등 연봉 삭감자들이 아픔을 성적으로 되갚으면 본인도, KIA도 웃을 수 있다. 다시 3년 임기를 시작할 김 감독의 최대 과제는 두꺼운 선수층 확립이다. 스프링캠프에서 연봉 삭감자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누가 반전 스토리의 주인공이 될까.
[홍건희(위), 한승혁(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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