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金' 쇼트트랙 임효준, "실감 안 나…꿈 이뤘다" (일문일답)

[마이데일리 = 평창특별취재팀]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극복의 아이콘’ 임효준(22,한국체대)이 부상 악령을 딛고 꿈의 무대인 올림픽에서 가장 높은 곳에 섰다.

임효준은 10일 오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며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4년 전 소치올림픽에서 ‘노메달’ 수모를 겪었던 남자 쇼트트랙은 안방에서 열린 평창에서 한국 선수단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다음은 임효준 일문일답.

-금메달을 땄다. 소감은.

“실감이 나지 않는다. 예선을 하면서 긴장이 많이 풀렸다. 그런데 생각보다 다들 좋지가 않더라. 그래서 자신감이 있었다. 감독님한테도 준결승이 결승보다 더 어려울 것 같다고 했다. 근데 결승만 가면 정말 뭐 하나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 말대로 돼서 너무 기쁘다. 시상대 맨 꼭대기 섰지만 주변에서 정말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동료들 모두가 서로서로 열심히 도와준 결과다”

“무엇보다 동료들에게 고맙다. 결승을 같이 뛴 황대헌에게도 고맙다. 계주가 남았는데 금메달을 꼭 가져오고 싶다. 죽기 살기로 열심히 할 것이다”

-우승하고 무슨 생각이 들었나

“솔직히 월드컵 1차 우승 때가 더 기뻤다. 너무 큰 대회라서 실감이 나지 않는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정말 너무 감사하다. 지금까지 부상도 많았고 포기하고 싶었는데 도와준 분들에게 일일이 카톡 드릴 것이다”

“아직 대회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처음부터 시작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준비하겠다. 끝나고 웃도록 열심히 하겠다”

-황대헌하고 결승전에 무슨 얘길 나눴나

“그냥 잘하자고 했다. 전략 같은 건 안 세웠다. 그러면 오히려 꼬이더라. 우리끼리 싸우지 말고 최선을 다하자고 말했다. 황대헌이 메달을 못 따서 아쉽다. 그리고 고맙다. 서이라형도 남은 경기에서 잘하자고 말하고 싶다”

-준결승에서 중국 3명과 함께 했다

“정말 큰일 났다고 생각했다. 중국 3명과 어떻게 붙지라고 생각했다. 황대헌도 같이 있었다. 그 상황이 너무 짜증났다. 대헌이도 신경쓰고 나도 해야하고, 중국도 이겨야 했다. 긴장했지만 침착하게 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7번 수술을 이겨내고 금메달 주인공이 됐다

“발목이 부러지고 여기저기 많이 다쳤다. 2년 전 허리 골절이 정말 힘들었다. 그때는 그만두고 싶었다. 그러다가 죽을 것 같았다. 대학 동생들도 나보고 죽겠어라고 하더라. 그러나 어려서부터 평창만 보고 달려왔다. 꿈이 있었다. 누구보다 금메달을 따고 싶었다”

“금메달 원동력은 무엇인가

“평창올림픽이었다. 이거 하나만 보고 달려왔다. 그리고 이겨냈다”

-한국 첫 금메달을 수확했다

“스타트를 잘 끊어 기분이 좋다. 그러나 아직 경기가 남아 있다. 여자 선수들도 잘할 것이다. 남자도 열심히 준비해서 흘린 땀의 결과를 얻고 싶다.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

-좋은 꿈을 꿨나

“올림픽 한 달 전부터 주변에서 문자가 많이 왔다. 내가 꿈에 생생하게 나왔다고 하더라. 그래서 꿈은 반대라고 지켜봐 달라고 했다. 내용은 얘기해주지 않더라”

-이제 다관왕을 노릴 것인가

“욕심을 버리고 할 것이다. 최대한 즐기면서 하겠다”

-지금 가장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

“햄버거를 먹고 싶다. 하나는 먹어도 되지 않을까”

-우승하고 김선태 감독하고 무슨 얘기 했나

“감독님께서 ‘거봐 되잖아’ 라고 하셨다. 그래서 감독님 사랑합니다라고 말했다”

[사진 = 안경남 knan0422@mydaily.co.kr]

안경남 기자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