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노동석(45) 감독은 ‘마이 제너레이션’(2003), ‘우리에게 내일은 없다’(2006)를 통해 우울한 청춘의 자화상을 그렸다. ‘골든슬럼버’는 착하고 선량한 기운이 충만한 희망의 영화다. 12년 동안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
“그때는 세상에 각이 서 있었어요. 나이를 먹으면서 부드러워졌죠. 너그러워진 측면도 있고요. ‘골든슬럼버’는 긍정적 기운이 주는 기분 좋은 감정이 담겨 있어요. 그동안 사람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를 고민하며 살았어요. 그런 점이 영화에 반영된거죠.”
이사카 코타로의 원작소설은 할리우드도 탐냈던 작품이다. 영화사 집이 7년전 각고의 노력 끝에 판권을 확보했다. 원작은 과거, 현재, 미래가 복잡하게 섞여 있고, 감시사회 시스템의 이야기가 주축을 이루는 내용이다.
“우리는 개인에 더 포커스를 맞췄어요. 주인공과 친구들의 우정을 강조했죠. 원작과는 반대 느낌이 날 거예요.”
관건은 건우와 친구들의 과거 밴드시절 이야기와 현재의 리얼 추격극을 어떻게하면 자연스럽게 연결할 것인가였다. 이질적인 내용을 조화롭게 이을 수 있는 리듬과 타이밍을 위해 오랜 시간 동안 편집에 매달렸다. 이 영화의 플래시백(회상)은 최적의 순간에 사용됐다. 근래 충무로에서 가장 잘 쓰인 플래시백일 것이다.
“음악도 중요했어요. 비틀즈의 원곡을 사용하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어요. 우리는 곡의 느낌을 조금씩 바꿔가며 사용했는데, ‘골든슬럼버’가 어떤 장면에 흘러나오는지를 모두 컨펌 받아야했죠. 쉽지 않더라고요(웃음).”
전직 요원 출신의 민씨(김의성)는 원작소설에는 없는 인물이다. 장르의 외피를 빌려오기 위해 추가로 만들었다.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의 ‘도청’, 토니 스콧의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에 출연했던 진 헤크만이 떠올리게 하는 캐릭터다.
“맞습니다. 두 영화를 레퍼런스로 참고했어요. 좀더 한국적인 느낌이 묻어나길 바랐죠. 츤데레 스타일의 귀여운 아저씨라고 할까요. 무뚝뚝하면서 정이 있는 인물로 설정했어요.”
‘골든슬럼버’는 민씨를 비롯해 친구들의 작은 도움이 더해져 건우(강동원)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이야기다. 이 과정에서 뜨거운 우정, 아련한 사랑, 추억의 음악이 삼박자를 이루며 흘러간다. 영화를 보고 나면 잊고 지낸 친구가 떠오른다.
“제가 원했던 목표예요. 영화가 끝나고 극장문을 나올 때, 오래간만에 친구에게 전화 한 통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든다면 제 영화는 성공한 거예요(웃음).”
[사진 =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곽명동 기자 entheos@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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