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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종국 기자]"힘들었을 때 머리속에는 함성 밖에 안들렸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이 신예 김민석(성남시청)의 깜짝 동메달과 함께 평창올림픽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김민석은 1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남자스피드스케이팅 1500m에서 1분44초93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해 동메달을 차지했다. 김민석은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1500m와 팀추월에서 2관왕을 달성한 기대주였다. 반면 1500m 올림픽에선 메달 획득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지 않았지만 아시아선수 최초로 남자 1500m 올림픽 메달을 차지하는 돌풍을 일으켰다.
김민석은 아시아권에선 최정상의 선수지만 올시즌 월드컵 랭킹에서 14위를 기록하고 있다. 올시즌 월드컵 레이스 중 최고 성적도 4위였다. 하지만 한국팬들이 지켜본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권에 진입했다. 스피드스케이팅은 빙질에 따라 기록이 영향받기도 하지만 김민석은 자신의 최고기록(1분43초49)에 근접한 기록을 올림픽 무대에서 작성했다.
김민석은 1500m 레이스에서 초반 300m구간까지 스피드를 올린 후 700m 구간 이후부터는 스피드를 유지해 나가는 전략을 선택했다. 김민석은 300m 구간까지 23초94를 기록해 메달 경쟁자들에 뒤지는 스타트를 보였다. 반면 김민석은 700m 구간이 넘어서면서 남은 두바퀴에서 경쟁자들에 앞선 모습을 보였다. 김민석과 같은 조에서 경기한 실로프스(라트비아) 역시 300m 구간까지 앞서 나갔지만 이후 김민석에서 추월을 허용한 끝에 4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김민석이 질주를 이어갈 수록 팬들의 함성은 커졌고 곳곳에서 김민석의 이름을 외치는 팬들의 목소리도 커졌다.
김민석은 경기를 마친 후 경쟁자들과 비교해 레이스 후반까지 속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을 묻는 질문에 "700m 구간을 지나면서 숨도 거칠어졌는데 힘들었을 때 머리속에는 관중들의 함성 밖에 안들렸다"고 답했다. 또한 "강릉에서 열렸던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이런 분위기에서 경기를 했고 좋은 성적을 냈다. 국민들의 성원이 큰 힘이 되어서 결과를 내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김민석 뿐만 아니라 다른 한국 선수들 역시 홈팬들의 일방적인 응원에 경기력까지 좋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경기력 점검 차원에서 5000m 경기에 출전한 이승훈(대한항공) 역시 팬들의 함성과 함께 레이스 종반 폭발적인 스퍼트를 선보였다. 밴쿠버올림픽과 소치올림픽에서 잇달아 메달을 획득하는 등 큰경기 경험이 많은 이승훈은 5000m 레이스를 마친 후 "마지막 스퍼트가 생각보다 잘됐다. 관중들 응원 덕분에 더 힘이 났다. 마지막에 페이스를 떨어뜨리지 않고 올리는 것이 필요했는데 그점이 만족스럽다"며 "스타트 라인에 위치할 때 부터 너무 많이 큰 응원을 해주셔서 정말 감동스러웠다"고 말했다.
남자 1500m 경기에 김민석과 함께 출전했던 주형준(동두천시청)도 팬들로부터 큰 힘을 받았다. 소치올림픽 팀추월 은메달리스트인 주형준은 경기 후 "정말로 국민 여러분들의 함성과 응원소리가 큰힘이 되는 것을 새삼 느꼈다"며 "나에게는 국제대회를 치르며 느낄 수 있는 처음이자 마지막 함성이라고 생각한다. 레이스 후반부에 지쳐있을 때 그 함성 소리가 큰힘이 됐다"고 전했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실내에서 열리는 다른 동계스포츠 종목과 비교해 크기가 큰 편이다. 스피드스케이팅 트랙 한바퀴는 400m로 육상경기가 열리는 종합운동장의 트랙 길이와 맞먹는다.트랙이 길어 경기장 규모도 자연스럽게 웅장해지고 평창올림픽이 열리는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의 수용 관중은 8000명에 달한다. 한국 선수들을 향한 관중들의 함성은 실내경기장에서 메아리처럼 울려 더욱 위력을 발휘한다. 평창올림픽에서의 선전을 다짐하고 있는 스피드스케이팅 대표팀 선수단에게 팬들의 격려가 큰힘이 되는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빙속 1500m 동메달을 차지한 김민석.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종국 기자 calci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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