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했던 4강전 극복한 이상호, 설상 종목 첫 메달 주인공 등극

[마이데일리 = 평창특별취재팀]'배추보이' 이상호(한국체대)가 한국 설상 종목 사상 첫 올림픽메달이라는 쾌거를 달성했다.

이상호는 24일 오후 평창 휘닉스스노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올림픽 스노보드 남자 평행대회전 경기 결과 은메달을 차지했다. 이상호는 이날 오전 열린 예선을 3위의 성적으로 통과하며 메달 획득 가능성을 높였다. 이어 16강전과 8강저에서 각각 드미트리 사르셈바에프(러시아출신올림픽선수·OAR)와 베냐민 카를(오스트리아)를 잇달아 물리치며 4강에 진출했다.

이상호의 올림픽 메달 획득 승부처는 예선 2위를 차지한 얀 코시르(슬로베니아)와의 4강 맞대결이었다. 이상호보다 예선 기록이 앞선 얀 코시르는 이날 경기에서 유리한 레드코스를 선택했다. 이날 경기장 블루코스는 오후 들어 햇볕이 들어오면서 눈이 조금씩 녹은 반면 레드코스는 그늘이 져 있어 얼어있던 눈의 상태가 크게 변함 없었다. 때문에 블루코스에서 경기를 진행한 선수들은 질주 중 넘어지는 선수도 몇몇 있었고 레드코스에서 경기에 임한 선수들의 전체적인 승률도 크게 높았다.

이상호는 얀 코시르와의 경기 중반 상대에게 뒤쳐지기도 했지만 이후 추격전을 펼치며 결승선을 거의 동시에 통과했다. 결국 이상호는 얀 코시르에 0.01초 앞서며 빅파이널에 진출해 은메달을 획득했다. 한국 동계스포츠 사상 설상 종목 첫 은메달이 확정되는 순간이었다.

이상호는 4강전 결승선을 통과한 순간에 대해 "마지막에 이겼는지 패했는지 몰랐다. 전광판을 봤는데 나의 빅파이널행이 확정되어 있어 너무 기쁘고 놀랐다"고 전했다. 또한 "스노보드를 모르시는 분들이 봐도 블루코스가 불리하다는 것을 잘 알았을 것"이라며 "4강에 오를 경우에는 예선 성적이 뒤지기 때문에 블루코스에서 경기할 것을 알고 있었다. 코치님이 '4강도 충분히 잘한 성적'이라며 자신감을 주셨고 '후회없이 하자'는 말을 해주셔서 집중할 수 있었고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상호는 2014년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 평행대회전 은메달과 함께 가능성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이어 2016년 3월 열린 유로파컵 알파인 평행회전에서 아시아 최초 정상에 오르며 성인무대에서도 경쟁력을 드러냈다.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신게임 대회전과 회전에서 2관왕을 차지한데 이어 3월 FIS 월드컵에서 은메달을 가져오며 세계 정상급 기량에 근접했던 이상호는 결국 한국 동계스포츠 사상 설상 종목 첫 메달이라는 역사의 주인공이 됐다.

[사진 = 김성진 기자 ksjksj0829@mydaily.co.kr]

김종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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