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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스페인 영화를 한국형으로 옮겨놓은 '사라진 밤'은 세련됐고 조금 더 친절해졌다.
영화 '사라진 밤'(감독 이창희 배급 씨네그루 키다리이엔티)은 스페인 작품 '더 바디'를 원작으로, 신인감독 이창희가 리메이크했다. 이러한 배경을 모르고 '사라진 밤'을 본다면 유럽의 한 영화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고, 또 유럽영화를 놓고 본다면 한국적으로 잘 변주했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사라진 밤'은 기존의 스릴러물과 달리, '아내를 살해했다'를 전제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아내 설희 역에 김희애는 완전범죄를 계획한 남편 진한(김강우)에 의해 살해됐고, 그 이후의 하룻밤 사이에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진한을 쫓는 형사 중식 역에는 배우 김상경이 맡았는데, '살인의 추억', '몽타주' 이후 세 번째 형사 역이다.
김희애의 첫 스릴러로 주목받고 있는 '사라진 밤'은 실상 그의 분량이 많지 않다. 하지만 김희애는 초반에 강력한 임팩트를 시작으로 진한이 살해계획을 세우게 된 과거의 이야기에서 몇 차례 출연한다. 연상이자 진한의 모든 것에 관여하고 그와 갑·을 관계가 된 설희의 눈매는 섬뜩하고 차갑다.
진한이 자신의 범죄를 숨기려하는 과정에서 아내의 시체가 사라지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봉착하고, 그와 형사 중식의 한밤중 심리전에 포커스를 맞춘다. 진한이 자신의 행동을 숨기려는 과정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인다면, 중식은 헐렁하고 빈틈많은 모습 속에서도 날카롭게 사건을 캐치해나간다.
아내를 살해한 진짜 범인이 누군지에 대해서는 이미 의심의 여지 없이 밝혀진 뒤 시작하는 독특한 스릴러 '사라진 밤'은 관객들을 쉴 새 없이 사건 안으로 좁혀 들어가게 한다. 잔인한 장면들이 등장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진한에 입장에 선 관객들을 초조하고 목마르게 한다.
김상경과 김강우, 김희애는 젊은 아이돌 배우들이 등장하지 않은 '사라진 밤'에서 정공법의 연기를 택했다. 편집본 110분에서 고작 8분 정도 편집돼 101분으로 완성한 '사라진 밤'은 깔끔하고 완성도 있는 스릴러 수작이다.
[사진 = 씨네그루 키다리이엔티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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