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사인미스였다."
13일 KIA와 두산의 시범경기 개막전. 승부가 갈린 장면이 흥미로웠다. 4-4 동점이던 8회말 KIA의 공격. 무사 1루서 이영욱이 타석에 들어섰다. 두산 조쉬 린드블럼의 초구 바깥쪽 높은 코스의 공을 밀었다. 타구는 좌익수 키를 넘겼다.
1루 주자 최원준이 2,3루를 돌아 홈을 밟았다. 결국 KIA가 5-4로 승리했다. 이영욱의 타구는 결승타가 됐다. 하지만, KIA 관계자에 따르면 이영욱은 경기 후 '사인미스'라고 실토했다. 벤치의 사인을 잘못 봤음에도 결승타가 됐다는 뜻.
벤치는 이영욱에게 기습번트 사인을 냈다. 자신도 출루하면서 주자도 2루에 보내겠다는 계산. 설령 아웃카운트 1개를 소비하더라도 상대 내야진을 뒤흔들 수 있는 작전. 시범경기는 과정이 중요하다. 착실하게 상대를 압박할 필요가 있었다.
하지만, 이영욱은 기습번트 사인을 강공 사인으로 착각하고 방망이를 휘둘렀다. 결승타가 됐으니 KIA로선 전화위복이다. 그래도 이영욱은 경기 후 사인미스를 인정하고 재발 방지를 다짐했다고 한다.
두 가지 해석이 가능하다. 일단 사인미스에 의한 전화위복이 한 시즌에 종종 나오는 케이스인 건 사실이다. 하지만, 야구에서 사인미스가 의도했던 것보다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 정규시즌이라면 구단 내규에 따라 벌금을 물거나 페널티를 받을 수도 있었던 순간. 어쨌든 타자는 벤치의 사인이 나오면 정확하게 이행해야 한다.
이영욱은 한기주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KIA에 합류했다. 올 시즌 확실한 주전 외야수는 아니다. 경기후반 대수비, 대주자, 대타로 활용될 가능성이 크다. 이런 포지션의 선수는 작전수행능력이 아주 중요하다.
하지만, 이영욱의 사인미스를 무조건 나쁘게만 볼 필요도 없을 듯하다. 린드블럼의 초구를 밀어서 장타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로 이영욱의 타격 컨디션이 괜찮다는 방증이다. 물론 시범경기는 시범경기일 뿐이지만, KIA는 이영욱의 좋은 컨디션을 확인했다.
그리고 이영욱은 7회부터 대수비로 투입됐다. 많아야 한 타석 정도 들어설 수 있는 상황. 시범경기서 뭔가 확실하게 눈도장을 받아야 할 입장이었다. 그런 점에서 KIA로선 이영욱의 적극성과 응집력을 확인했다고 볼 수 있다.
김기태 감독은 "이번주에는 베테랑들을 네 차례, 젊은 선수들을 두 차례 선발로 내세우겠다"라고 말했다. 시범경기이니 야수들에게 고루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다. 이영욱도 앞으로 사인미스를 만회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이영욱. 사진 = KIA 타이거즈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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