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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예은 기자] 7년 만에 브라운관에 모습을 내비친 배우 이혜영의 존재감은 여전히 차고도 넘쳤다. 고고하면서도 처연했던 그의 표정, 몸짓 하나 하나에 시청자들은 함께 울고 웃었다. 아름다웠던 진가가 오롯이 발휘된 지금, 이혜영에게 제2의 전성기가 찾아왔다.
15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마더'(극본 정서경 연출 김철규)에서 이혜영은 이보영의 양엄마 차영신 역을 맡아 자신이 지닌 관록을 제대로 뽐냈다. 영신은 화려한 배우의 삶을 이어오며 부와 권력, 명예 모든 것을 손에 쥔 인물이지만 '사랑'에 있어서는 공허했다.
입양한 수진(이보영)을 향한 영신의 집착 어린 애정은 곧 무한한 모성애로 이어졌고, 온 마음을 바쳐서 사랑했다. 도회적인 얼굴에 당당하고 우아한 태도를 보이는 반면, 내면에 자리한 처절하고 여릿한 감성을 지닌 영신이었다. 그만큼 입체적인 캐릭터의 성격을 웬만한 내공으로 표현해내기란 결코 쉽지 않을 터.
그러나 이혜영은 가감 없이 소화해내며 고착화된 '어머니' 이미지를 단숨에 벗어던졌다. 과거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 '꽃보다 남자' 등을 통해 강인한 어머니를 연기해왔기에, 당시 이미지가 고스란히 재현될 수도 있었으나 이혜영은 자신의 내공으로 한 번 더 캐릭터의 틀을 확장시켰다.
미세하게 표정을 자유자재로 변주하고, 탄탄한 발성에 힘입어 정확한 발음을 내뱉는 이혜영에게 대중은 반하지 않을 수 없었다. 더불어 날카롭지만 명확한 감정선이 돋보였던 이혜영 특유의 연기톤은 담담한 '마더'에 활력을 불어넣기에 충분했다. 7년이라는 공백이 무색한 순간이었다.
이보영, 허율, 남기애 등과 펼친 유려한 호흡에도 역시 호평은 쏟아져 나왔고 '마더'는 6.0%(닐슨코리아, 유료플랫폼, 전국가구기준)이라는 자체최고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브라운관을 통한 공백이 길었던 탓에, 시청자들은 "새로운 발견", "이혜영의 인생 캐릭터"라고 탄성을 외치는 동시에 종영에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하지만 이혜영은 이 기세를 몰아 다시 한 번 시청자들을 찾아와 아쉬움을 달랜다.
현재 방영 중인 tvN 드라마 '라이브' 후속으로 방영될 새 토일드라마 '무법변호사' 출연을 확정 지은 것. '마더'에서 시청자들의 마음을 미어지게 만드는 엄마로 열연을 펼쳤다면, '무법변호사'에서는 가슴을 차갑게 만들 예정이다.
'무법변호사' 제작진에 따르면 이혜영은 부장 판사이자 기성시를 주무르는 검은손 차문숙 역을 맡았다. 차문숙은 법조계 안팎의 존경을 받는 ‘마더 테레사’. 그녀의 판결을 듣기 위해 재판을 보러 오는 골수팬이 있을 만큼 기성시의 절대여왕 같은 존재지만 사실 각종 이권을 독식하고 밑 빠진 탐욕을 드러내는 ‘악의 화신’이다. 살 떨리는 두 얼굴의 카리스마로 지금껏 본 적 없는 연기 변신을 꾀한다.
또한 배우 최민수, 이준기, 서예지와 펼칠 연기 격돌도 주목해볼만한 지점이다.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대중을 사로잡았던 이혜영, 그가 뿜어낼 차갑고도 열렬한 새 얼굴에 기대가 모아진다.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DB, tvN 방송화면]
이예은 기자 9009055@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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