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부산 이후광 기자] 두산 베어스가 2018시즌 버전 ‘화수분 야구’를 준비하고 있다.
두산은 지난 1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시범경기에서 5-9로 패했다. 경기 후반부 구원투수 홍상삼, 김강률 등의 난조로 인해 재역전패를 당했으나 타격에서는 분명 소득을 얻은 한판이었다.
두산은 이날 박건우(중견수)-지미 파레디스(우익수)-오재일(1루수)-김재환(좌익수)-양의지(포수)-최주환(지명타자)-오재원(2루수)-허경민(3루수)-김재호(유격수) 순의 라인업으로 경기에 나섰다. 사실상 개막전 라인업과 크게 다를 바 없는 정예 멤버였다.
그러나 이들은 몸이 덜 풀린 듯 좀처럼 시원한 타격을 펼치지 못했다. 2회 1사 만루에서 허경민의 유격수 땅볼로 간신히 첫 득점이 나왔고, 이후에도 박건우의 2루타를 제외하곤 인상적인 타격이 이뤄지지 않았다. 외국인선수 지미 파레디스는 3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침묵.
두산은 여느 시범경기와 마찬가지로 5회말부터 백업 선수들을 대거 투입했다. 정진호, 조수행, 김민혁, 국해성, 장승현, 류지혁, 신성현, 양종민 등이 라인업을 꿰찼다. 그리고 이들의 진가는 1-3으로 뒤진 7회에 발휘됐다.
선두타자 류지혁이 2루타를 물꼬를 튼 뒤 허경민의 안타로 1사 1, 3루가 됐다. 박건우 대신 투입된 정진호는 1타점 우전 적시타로 빅이닝의 서막을 알렸고, 조수행의 볼넷에 이어 우타 거포 김민혁이 좌측으로 향하는 3타점 싹쓸이 역전 2루타를 때려냈다. 순수 백업 선수들이 이뤄낸 빅이닝이었다.
이날 이강철 수석코치가 투입한 선수들은 모두 잠재능력이 뛰어나다. 정진호는 지난해 사이클링히트의 주인공이었고, 김민혁은 두산의 촉망받는 우타 거포다. 지난 KIA전 홈런을 포함 시범경기 성적은 3경기 타율 .750(4타수 3안타) 6타점에 달한다. 이 밖에 조수행은 차세대 리드오프, 국해성은 장타력을 갖춘 외야수로 평가받는다. 류지혁은 이미 국가대표로 뽑혀 도쿄돔을 다녀왔다.
두산 야구는 새로운 선수들이 계속 나온다하여 이른바 ‘화수분 야구’로 대변된다. 과거 이종욱, 손시헌, 정수빈, 김현수 등 주축 전력이 연쇄적으로 이탈했지만 두산은 끄떡없이 상위권을 줄곧 유지했다. 국내 2군 캠프 최고 시설로 평가받는 이천 베어스파크에선 매년 그렇게 새 얼굴이 나왔다.
두산은 이번 비시즌에도 민병헌이라는 핵심 외야 자원을 잃었다. 그러나 걱정은 없다. 정진호, 국해성, 조수행 등이 시범경기부터 좋은 감각을 유지하며 외야 한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기 때문. 오히려 외국인타자 파레디스의 자리를 위협할 정도다. 여기에 내야에는 2군에서 착실히 1군 수업을 받은 우타 거포 김민혁이 나타났다.
두산의 주장 오재원은 “매년 우리가 전력 이탈에도 강해진 것처럼, 올해도 빈자리가 몇 개 생겼는데 그 때처럼 또 누가 나와 강해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라고 말했다. 두산 특유의 화수분 야구는 2018시즌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민혁(상), 정진호(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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