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근 부상’ KGC, 또 4강 저력 보여줄까?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3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까지 단 1승 남겨두게 됐지만, 여전히 KGC인삼공사가 갈 길은 멀다. 이제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다.

안양 KGC인삼공사는 지난 21일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현대모비스와의 2017-2018 정관장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01-80으로 승,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하게 됐다. 3시즌 연속 4강 플레이오프까지 1승 남겨두게 된 것이다.

경기를 연속 7득점으로 시작한 KGC인삼공사는 이후 경기종료 부저가 울릴 때까지 줄곧 주도권을 지켰다. 데이비드 사이먼(37득점 13리바운드 3어시스트 4블록)이 개인 플레이오프 최다득점을 새로 썼고, 전성현(17득점 2리바운드)은 4개의 3점슛으로 뒤를 받쳤다. 이재도(18득점 2리바운드 6어시스트), 양희종(13득점 7리바운드 5어시스트 2스틸)도 제몫을 했다.

하지만 대형악재가 발생, 험난한 여정을 예고했다. 오세근이 경기 개시 3분도 채 안 돼 발목부상을 입은 것. 함지훈의 발을 밟으며 왼 발목이 꺾인 오세근은 고통을 호소한 후 교체됐고, 결국 코트로 돌아오지 못했다.

부상이 심각해지는 것을 방지하는 치료를 받은 오세근의 정확한 몸 상태는 22일 정밀진단을 통해 알 수 있다. 경미한 수준의 부상일 수도 있지만, 김승기 감독은 오세근의 부상에 대해 “발목이 많이 돌아갔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신중하게 전했다. 최악의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의미다.

무릎부상 탓에 정규리그 막판 결장한 오세근은 플레이오프서 점진적으로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실제 오세근은 3차전에 앞서 전성현에게 “오늘은 100%를 보여주겠다”라며 의지를 보였고, 1쿼터 2분 37초 만에 팀의 첫 득점 포함 3득점 2리바운드 1어시스트 1블록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상이라는 변수를 맞이하게 됐다. KGC인삼공사로선 오세근이 잔여경기에 모두 결장하는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비해야 한다.

결국 이외의 주축선수들이 한 발 더 뛰며 오세근의 공백을 메우는 것 외에 방도가 없다. 뻔하지만 쉽지만은 않은 과제다. 김승기 감독 역시 “(양)희종이가 정말 열심히 수비에 임해줬다. 최고의 수비였지만, 시리즈가 길어지면 체력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4차전에서 총력전을 펼쳐야 하는 이유”라고 견해를 전했다.

하지만 불가능한 미션은 아니다. KGC인삼공사는 정규리그에서도 오세근 없이 14경기를 치렀던 터. 전적은 5승 9패에 그쳤지만, 시즌 중반에는 오세근이 결장한 가운데 2연승을 질주해 반전의 기틀을 마련하기도 했다.

오세근의 골밑 파트너인 사이먼은 “확실히 공백이 느껴지긴 할 것이다. 하지만 정규리그 막판에도 오세근 없이 경기를 치른 적이 있다. 한 발 더 뛰며 공백을 메우도록 하겠다”라며 포부를 전했다.

전성현 역시 “세근이 형의 공백은 분명 클 것이다. 하지만 3차전에서 드러났듯 희종이 형이 리바운드, 수비를 잘해주신다. 상황에 따라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아 하프라인을 넘어오기도 하신다. 3차전처럼 하면 4차전도 우리가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희종 또한 “세근이의 공백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전제했지만, 이는 KGC인삼공사가 결속력을 다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더불어 KGC인삼공사만이 펼칠 수 있는 농구를 보여준다면, 결과와 관계없이 만족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전했다.

“나머지 빅맨들과 내가 골밑에서 몸싸움을 더 강하게 해야 할 것 같다. 리바운드에도 더 집중해야 한다. 시리즈가 4차전이든, 5차전이든 언제 끝나도 상관없다. 우리 선수들은 한 발 더 뛰면서 하고자 하는 농구를 더 즐겁게 펼쳤으면 한다. (이)재도도 처음 치르는 플레이오프인데 잘해주고 있다. 후배들이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세근이가 없지만 우리에겐 사이먼이 있다(웃음).” 양희종의 말이다.

KGC인삼공사는 2012-2013시즌에도 오세근이 시즌아웃됐지만, 4강 플레이오프에 오르며 ‘디펜딩 챔피언’으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킨 바 있다. 저력이 있는 팀이라는 의미다.

오세근의 부상이 경미한 수준이라면, KGC인삼공사는 4강을 넘어 또 한 번의 타이틀에 도전할 수 있는 흐름을 탈 수도 있을 것이다. KGC인삼공사가 오세근의 부상이라는 악재에 어떻게 대처할지 지켜볼 일이다.

[오세근(상), KGC 선수들(하). 사진 = KBL 제공]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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