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눈 깜짝할 사이 시즌이 다가왔다. 시즌 개막이 앞당겨진 만큼, 체감상 어느 때보다 짧은 비시즌 끝에 찾아온 또 한 번의 레이스다.
2018 신한은행 MY CAR KBO 정규시즌은 오는 24일 열리는 5경기를 시작으로 팀당 144경기의 장기레이스에 돌입한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한 KIA 타이거즈부터 최하위 kt 위즈까지. 제각각의 방식을 통해 분주하게 비시즌을 보냈지만, 객관적 전력은 존재하는 법. 올 시즌 역시 우승후보로 꼽히는 팀이 있는가 하면, 하위권으로 분류되는 팀도 분명하게 분류되는 모양새다.
하지만 공은 둥글고, 언제 어떤 이변이 발생할지 모르는 게 프로스포츠의 세계다. 올 시즌에는 어떤 팀이 객관적 평가를 뒤엎는 이변을 연출할 수 있을까.
▲ ‘골격 유지’ KIA…포스트시즌 안정권은?
디펜딩 챔피언은 군 입대나 부상, 해외리그 진출 등 특별한 변수가 없으면 늘 차기 시즌에도 ‘우승후보’로 꼽히기 마련이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봤을 때 KIA는 강력한 우승후보로 손색이 없다. 어느 팀이 KIA를 추격하느냐가 올 시즌의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했던 KIA는 골격을 유지, 타이틀 방어에 나선다. KIA는 양현종과 연봉 23억원에 재계약했고, FA 자격을 취득한 김주찬과의 인연도 이어갔다. 헥터 노에시, 펫딘, 로저 버나디나 등 제몫을 했던 외국선수 3명과도 모두 재계약했다. 임기영이 부상으로 개막을 함께 맞이할 수 없는 게 옥에 티지만, 타선과 원투펀치가 건재해 또 한 번 대권을 노릴만한 전력이다.
3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을 놓쳤지만, 두산 베어스 역시 강팀으로 분류될만하다. 민병헌의 이적은 아쉬운 부분이지만 정진호, 조수행, 국해성 등 그간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에겐 눈도장을 받는 기회가 될 수 있다. 더불어 후반기에는 정수빈도 군 제대 후 합류한다. 더스틴 니퍼트의 자리도 검증된 외국인투수 조쉬 린드블럼으로 채웠다. 박세혁이 시즌 초반 자리를 비우지만, 백업 전력이 탄탄하다는 점은 장기레이스에서 두산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 가운데 하나다.
SK 와이번스도 한층 안정된 전력을 구축, 인천에서 열리는 ‘가을야구’를 노린다. SK는 지난 시즌 KBO리그 역대 최다인 234홈런을 터뜨리는 등 폭발력을 바탕으로 와일드카드 결정전에 진출한 바 있다. 최정, 로맥 등 올 시즌 역시 타선이 건재하다. 수술을 받았던 한동민도 건강하게 돌아왔다. 더불어 김광현이 건강하게 돌아와 선발투수 전력도 안정감을 더했다.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불펜이 힐만 감독 체제 2년차를 맞아 개선의 여지를 보여준다면, SK 역시 중위권 이상의 경쟁을 펼칠 수 있는 힘을 지닌 팀으로 꼽힌다.
넥센 히어로즈는 ‘다크호스’다. 화력이 단숨에 상승, 포스트시즌 진출을 노릴만한 팀이다. 지난 시즌에도 치열한 와일드카드 경쟁을 펼친 끝에 무너졌지만, 마운드가 갑작스럽게 붕괴되기 전까지 유력한 와일드카드 결정전 진출 후보는 넥센이었다. 올 시즌에는 ‘홈런왕’ 박병호가 돌아와 보다 탄탄한 타선을 구축하게 됐고, 에스밀 로저스의 합류로 선발진은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지난 시즌처럼 접전상황에서 세밀함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인다면, 자칫 ‘요란한 빈 수레’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롯데-NC-LG, 순위싸움 지각변동?
시즌 판도는 변수가 많은 팀들의 행보에 따라 갈릴 수도 있다. 이와 같은 측면에서 롯데 자이언츠, NC 다이노스, LG 트윈스 등은 불안요소를 지니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순위싸움에 지각변동을 일으킬 변수를 지닌 팀이기도 하다.
롯데는 지난 시즌을 3위로 마쳤지만, 진정한 시험대는 2018시즌이 될 것이다. 롯데는 지난 시즌 후반기 투타의 조화를 앞세워 7위에서 3위까지 뛰어오르는 뒷심을 발휘했다. 타선의 짜임새가 살아난 가운데 손승락도 존재감을 과시한 게 큰 힘이 됐다. 올 시즌에는 FA 민병헌까지 가세, 보다 탄탄한 외야전력을 갖추게 됐다. 하지만 강민호가 FA 협상을 통해 이적, 포수 포지션에 대한 고민이 깊어진 부분은 아쉽다. 나원탁, 나종덕 가운데 1명이라도 안정감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또 한 번의 드라마도 기대할 수 있다. 결코 쉽지만은 않은 과제다. 박세웅의 복귀시점이 불투명한 것도 불안요소다.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었던 NC도 치열한 경쟁 속에 가을야구를 노린다. 나성범과 재비어 스크럭스가 건재하지만, 부상에서 돌아온 박민우와 박석민은 당분간 컨디션을 끌어올려야 한다. 마운드도 예년에 비하면 물음표가 많다. 장현식이 오른쪽 팔꿈치 통증으로 스프링캠프서 조기 귀국했고, 외국인투수도 로건 베렛과 왕웨이중 등 새 얼굴로 채웠다. 김경문 감독의 지도력은 여전히 NC가 믿는 구석이지만, 선발진이 안정감을 찾지 못하면 불펜의 과부하가 반복될 여지도 있다. 김태군의 군 입대 공백을 이적생 정범모가 온전히 메우는 것도 쉽지 않은 과제다.
LG는 최고의 인기구단답게 뜨거운 비시즌을 보냈다. 베테랑들을 내보내는 과정서 비난을 받는가 하면, 메이저리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김현수와 4년 총액 115억원의 대형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무엇보다 류중일 신임 감독을 선임하며 새 출발하게 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를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바 있어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다만, 포지션별 전력이 엇박자를 이루고 있으며, 데이비드 허프와의 재계약마저 실패했다. 타일러 윌슨을 영입했지만, 차우찬이 시즌 초반 자리를 비우는 악재도 극복해야 한다. 야수 가운데에는 한 번 더 성장세를 그려야 하는 자원들이 수두룩하다. 박용택, 김현수만으로 시즌을 치를 수도 없는 노릇이다.
▲ 한화-삼성-kt, 평가 뒤집을 저력 있나?
최근 2시즌 모두 포스트시즌에 오르지 못한 팀은 한화 이글스, 삼성 라이온즈, kt 위즈 등 세 팀뿐이다. 올 시즌 역시 박한 평가 속에 정규시즌을 맞이하게 됐다.
한화는 포스트시즌에 못 오른 다섯 팀 가운데 유일하게 뚜렷한 전력 보강 요인이 없는 팀이다. FA 정근우와 재계약한 게 그나마 소득이다. 다만, 한용덕 신임 감독이 부임해 체질개선에 나섰다는 점은 흥미로운 부분일 터. 타선이 경쟁력을 지닌 한화는 선발투수 로테이션이 정상화된다면, 적어도 최근 2시즌보다 많은 승수를 쌓거나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시범경기까지 살펴봤을 때 만만치 않은 과제인 것도 분명하다. 성장세를 그리고 있는 김재영 외에도 안정감을 심어줄 토종 선발투수가 나와야 평가를 뒤집는 저력도 기대할 수 있다.
‘포스트 이승엽 시대’를 맞이한 삼성은 강민호와 4년 총액 80억원에 계약하는 등 적극적으로 전력 보강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요소가 산재한 모양새다. 팀 아델만, 리살베르토 보니야가 ‘외국선수 수난사’를 끊어줘야 안정적인 시즌 운영이 가능하다. 윤성환은 건재하지만, 우규민과 백정현의 복귀시점이 불투명하다는 점은 불안요소다. 신인 양창섭의 성장은 기대할 수 있는 요소지만, 삼성은 올 시즌 역시 하위권에서 힘겨운 행보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 진정한 리빌딩이 필요한 시점이다.
3시즌 연속 최하위의 멍에를 썼던 kt는 예년에 비해 전력이 보강됐다. 황재균을 영입하며 타선에 무게감을 더했고, 검증된 외국인투수 더스틴 니퍼트도 가세했다. 신인 강백호도 경험치를 쌓는 시즌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여전히 백업 전력이 탄탄하지 않은 데다 마운드의 안정감이 떨어진다. 장기레이스에서 꾸준히 경기력을 유지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따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중위권 경쟁보다는 ‘탈꼴찌’를 최우선이자 현실적 과제로 삼고 시즌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KIA 선수들(상), 김재환-김광현-박병호-이대호-나성범-김현수(중), 김태균-강민호-황재균(하).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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