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고동현 기자] 3경기만에 터닝포인트를 만들었다.
노수광(SK 와이번스)은 27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18 신한은행 MY CAR KBO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장,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으로 활약했다.
지난 시즌 초반 KIA에서 SK 유니폼으로 갈아 입은 노수광은 2017년 생애 최고 시즌을 보냈다. 131경기에 나서 타율 .285 6홈런 39타점 16도루 72득점으로 활약했다.
때문에 스프링캠프 전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올시즌 SK의 리드오프 자리는 노수광의 몫이라고 생각했다. 실제로 노수광은 오키나와 연습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며 이 자리를 굳히는 듯 했다.
하지만 누구나 그렇듯 모든 것이 생각대로 되지는 않았다. 시범경기에 6차례 나서 15타수 2안타에 그쳤고 그 사이 정진기가 맹타를 휘두르며 개막전 1번 타자 자리는 정진기가 차지했다.
개막전에 앞서 취재진과 만난 노수광은 시범경기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음을 털어놓기도 했다. "난 대단한 선수가 아닌데…"라고 말하는 노수광인만큼 주변의 많은 기대와 높은 눈높이가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터.
노수광은 개막 2연전에 모두 대수비로만 나섰다. 타석에 설 수도 있었지만 모두 자신의 타석 바로 앞에서 소속팀의 8회말 공격이 끝났다. (2경기 모두 SK가 승리해 9회말 공격은 없었다).
SK는 팀의 3번째 경기인 27일 kt전에 상대 선발 사이드암 고영표를 맞이해 좌타자로 테이블세터를 구성했다. 1번 노수광-2번 정진기를 배치했다.
드디어 찾아온 기회. 노수광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노수광은 1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고영표의 초구를 받아쳐 깨끗한 우중간 안타를 날렸다. 이어 3회말 무사 1, 3루에서는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3루타를 때렸다. 3-1에서 5-1로 벌리는 결정적 한 방이었다.
김사율과 만난 네 번째 타석에서는 12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볼넷을 얻었다. 리드오프로서 만점활약을 펼친 것이다.
여기에 수비에서도 멜 로하스 주니어의 좌중간 타구를 펜스 바로 앞에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빠른 스타트가 없었다면 좌익수와 중견수 사이를 가르는 장타가 될 수 있었던 잘 맞은 타구였다.
경기 후 노수광은 '이날 활약으로 스트레스를 떨쳤을 것 같다'는 물음에 "그렇지는 않다. 시범경기 때까지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기도 했지만 시즌 때는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말하며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정규시즌을 맞이했음을 밝혔다.
이어 그는 "시범경기 때는 2스트라이크를 당한 뒤 쳐보려고도 했다. 근데 그 방법은 아니더라"라고 돌아봤다.
리드오프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의식적으로 공을 더 보려고 했던 것이 역효과가 났던 것이다. 본인의 스타일을 찾자 결과도 좋아지고, 자연스레 12구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를 펼치기도 했다.
또한 노수광은 연습 때 방법을 바꾼 것도 효과를 봤다고 덧붙였다.
'오늘(27일) 경기가 터닝 포인트가 될 것 같다'는 질문에 "내일(28일)은 또 어떻게 될 지 모르겠다"라고 웃는 노수광이지만 분위기를 단번에 바꾼 것만은 분명하다.
본인에게 결코 유쾌하지 않았던 시범경기와 관련한 생각에 얽매이지 않고 빠른 시간 안에 제 자리를 찾았다. 이제 풀타임 2시즌을 치른 노수광은 그렇게 성장해 간다.
[SK 노수광.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고동현 기자 kodor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