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체력전의 결말이 궁금하다.
DB의 4강 플레이오프 키워드는 '체력전'이다. 이상범 감독이 1차전 직전 미디어 인터뷰를 통해 밝혔고, 코트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전반적인 컨셉은 정규시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특유의 활발한 선수 로테이션과 활동량이 돋보였다.
실제 1차전서 정규시즌보다 하프코트, 상대코트에서의 수비 압박 강도를 높였다. 승부처서 KGC의 턴오버를 유발, 재미를 봤다. 원투펀치 두경민과 디온테 버튼의 클러치능력은 더 이상 설명할 필요가 없다.
이상범 감독이 체력전을 들고 나온 건 여러 이유가 있다. 일단 멤버구성상 대다수가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하다. 정규시즌도 그랬다. 풀타임 주전을 경험해본 선수가 부족한 현실에서 타짜들의 노련함을 기대하는 대신 공수에서 한 발 더 뛰는 농구로 커버했다.
그리고 버튼과 두경민의 클러치 능력이 가미, 예상치 못한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때문에 DB로선 플레이오프라고 해도 체력전이라는 기본적인 틀을 유지하는 게 마침맞다. 정규시즌 후 충분히 휴식을 취한 장점을 극대화해야 한다.
또 하나는 상대성, 즉 KGC의 상황이다. KGC는 정상전력이 아니다. 오세근은 원주 원정에 합류하지 않았다. 새끼손가락과 오른쪽 무릎은 시즌 후 수술을 받는다. 왼쪽 발목은 시간이 걸리면 낫지만, 100% 회복은 쉽지 않다.
데이비드 사이먼을 중심으로 6강 플레이오프서 좋은 경기력을 보여줬다. 현대모비스와의 6강 플레이오프를 4차전서 끝내면서 나흘간 쉬었다. 하지만, 4강 플레이오프가 거듭되면 KGC는 체력적으로 DB에 비해 불리할 수밖에 없다.
DB는 6강 플레이오프를 건너뛰었다. 더구나 10개 구단 중 선수 로테이션이 가장 활발하다. 반면 KGC는 정규시즌부터 주전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모든 팀이 포스트시즌에는 주전 비중을 높인다.
특히 적지 않은 나이의 사이먼 체력이 최대 관건이다. 수비로 흐름을 다잡는 양희종, 한 방을 갖춘 전성현 역시 체력이 떨어지면 날카로움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무래도 이상범 감독은 이런 요소들을 두루 고려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감독은 DB 선수들과는 달리 포스트시즌 우승을 경험한 사령탑이다.
체력전이 이어지면 DB의 챔피언결정전 진출로 결말이 나는 것일까. 두 가지 변수가 있다. 일단 오세근이다. 오세근의 3차전 출전은 유력하다. 만약 KGC가 30일 2차전마저 패배하면 내달 1일 홈 3차전서 오세근 카드를 꺼내 들지 않을 수 없다.
오세근이 3차전에 출전하더라도 경기력이 변수다. 경기력이 좋지 않으면 오히려 KGC에 마이너스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오세근이 오세근답게 순도 높은 활약을 펼친다면, 흐름이 KGC로 넘어갈 수도 있다.
또 하나는 사이먼의 행보다. 체력 하락이 찾아올 수도 있지만, 의외로 덜할 수도 있다. 1차전을 지켜본 한 농구관계자는 "사이먼은 힘을 하나도 들이지 않고 내, 외곽을 오가며 쉽게 쉽게 한다. 오세근이 정상적으로 돌아오면 케미스트리가 더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이먼은 내, 외곽 공격 모두 가능하지만, 아무래도 외곽 비중이 높다. 상대적으로 몸싸움 비중을 줄이는 플레이다. 때문에 체력 하락 그래프가 의외로 완만할 수 있다. 물론 DB도 강한 압박과 업템포 농구로 사이먼의 체력을 떨어뜨리려고 할 것이다. 만약 사이먼의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은 상황서 3차전 이후 오세근이 가세하면 KGC도 기회가 있을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전망이다.
4강 플레이오프 1차전은 DB가 DB답게 끝냈다. 자동차로 치면 푹 쉬다 엔진을 풀가동, KGC를 몰아친 느낌이었다. 이 감독의 의도대로 풀린 체력전이었다. 반면 KGC는 오세근의 복귀카드가 있지만, 일단 2차전부터 잘 넘겨야 한다.
[DB-KGC전 장면들.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