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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지금 템포가 딱 작년에 원했던 템포다."
조상우는 올 시즌 넥센 마무리투수다.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면 풀타임을 소화한다. 150km를 거뜬히 넘기는 패스트볼을 보유했다. 반면 변화구 위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제구도 기복이 있다.
팔꿈치 수술과 재활로 2016년을 날렸다. 지난해 복귀했고, 3년만에 풀타임 시즌을 맞이했다. 장정석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면서 조상우에게 후유증이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대신 올 시즌 내내 철저히 관리할 계획이다. 어지간해선 1이닝 이상 맡기지 않는다.
24일 한화와의 개막전서 1이닝 2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챙겼다. 그러나 27일 고척 LG전서는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2볼넷 2실점으로 블론세이브를 범했다. 10회말 김재현의 끝내기 2루타로 승리했지만, 조상우의 블론세이브는 넥센으로선 가슴 철렁한 순간이었다.
장 감독은 조상우가 마무리로 안착하기 위한 과제를 제시했다. 투구템포 조절이다. 정확하게는 투구 템포를 늦추는 것이다. 장 감독은 "지금 투구템포가 딱 작년에 선발 등판할 때 원했던 템포다"라고 말했다.
장 감독은 현재 조상우의 템포가 마무리투수 치고 빠르다고 본다. 조상우는 지난해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장 감독은 작년에 조상우가 선발 등판할 때 투구템포가 느리다고 판단, 좀 더 빠르게 하라는 주문을 했다. 이후 조상우의 투구템포는 빨라졌고, 습관으로 굳어졌다.
장 감독은 "선발투수는 투구 템포를 빠르게 할 필요가 있다. 템포가 느리면 수비하는 야수들의 집중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야수가 지치면 결국 투수에게도 악영향을 미친다. 외국인투수들을 보면 안다"라고 설명했다. 투수와 야수는 공생관계다.
반대로 마무리투수는 투구 이닝이 짧다. 경기 막판 위기상황을 맞이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때문에 야수들도 초집중한다. 투구 템포를 늦춰도 큰 상관은 없다. 오히려 투구 템포를 적절히 조절하면 타자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 있다.
마무리투수의 최고 무기는 강력한 패스트볼이다. 여기에 1~2가지의 강력한 변화구를 추가하면 성공확률이 더 높아지는 게 일반론이다. 그러나 투수가 변화구를 갑자기 장착하고, 예리하게 다듬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즉, 조상우가 단점을 하루아침에 극복하는 건 쉽지 않다.
타자들은 조상우를 상대할 때 패스트볼에 타격 타이밍을 잔뜩 맞춘다. 그렇다면 조상우는 또 다른 무기가 필요하다. 흐름, 상황에 따라 투구템포를 적절히 늦추면서 타자들의 타격 리듬을 빼앗고, 자신의 호흡을 가다듬으면 변화구 구사, 제구력에 대한 약점을 감추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장 감독은 "상우가 아직 마무리 경험이 부족해 긴장하거나 흥분해서 템포를 빠르게 가져간다. 블론세이브도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경험이 쌓이면 더 좋아질 것이다. 여유를 갖고 던졌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조상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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