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원주 김진성 기자] DB는 굳건했다. 정규시즌 컬러에서 약간의 변형을 줬고, 여전히 강력했다. 반면 KGC는 오세근 공백을 절감했다.
DB 이상범 감독은 30일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 2차전을 앞두고 "오늘도 초반부터 강하게 압박한다"라고 말했다. 1차전서 체력전 끝에 웃었고, 2차전도 이 컨셉을 버릴 이유가 없다. 하프코트 압박으로 KGC의 체력을 소진시키고, 공격을 지연시켜 성급한 공격을 유도하는 전략.
상대적으로 KGC는 체력전에 취약하다. 오세근의 4강 플레이오프 결장이 유력하다. 데이비드 사이먼의 체력이 언제까지 버텨줄 것인지는 미지수다. 물론 김승기 감독은 "사이먼은 괜찮다"라고 강조했다.
DB는 시즌 내내 활발한 선수 로테이션에 의한 업템포 농구를 구사했다. 플레이오프서 달라진 건 윤호영이 1~2쿼터 중간중간에 투입, 큰 경기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의 중심을 잡는다는 점이다. 로드 벤슨은 골밑에서 사이먼에게 최대한 부담을 안겼다.
승부는 골밑 에너지 싸움에서 갈렸다. DB는 벤슨이 철저히 골밑 공격, 사이먼의 수비 부담을 안겼다. 사이먼은 오세근이 없으니 골밑에 들어가야 하지만, 많은 시간을 소화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외곽으로 나오는 비중이 높았다.
자연스럽게 골밑은 DB가 점령했다. 벤슨뿐 아니라 DB 국내선수들 특유의 넓은 리바운드 가담 범위가 빛을 발했다. 1쿼터 중반 디온테 버튼의 투입, 특유의 업템포 농구를 이끌며 주도권을 잡았다. 반면 KGC는 Q.J. 피터슨이 무리한 플레이를 하며 팀에 전혀 보탬이 되지 못했다. 결국 1쿼터 막판 다시 사이먼이 투입됐다.
김 감독은 2쿼터 7분27초를 남기고 아예 피터슨을 뺐다. 이때부터 흐름이 DB로 서서히 넘어갔다. 버튼과 벤슨이 골밑을 장악했다. KGC는 최현민, 김승원으로 맞섰으나 한계가 있었다. 지역방어로 응수했으나 버튼과 두경민이 패스게임과 스크린을 활용, 가볍게 깼다. 2쿼터 중반 버튼의 연속 득점은 백미였다.
KGC는 공격도 풀리지 않았다. 벤슨이 사이먼의 포스트업을 버터내는 사이 국내선수들이 스틸하는 장면도 있었다. 전성현이 간혹 스크린을 받거나 이재도를 활용해 3점포를 터트렸지만, 대세에 지장은 없었다. 사이먼이 외곽 공격에 치중하면서 리바운드에 가담할 선수가 부족했다. 피터슨이 전혀 보탬이 되지 못하는 것도 치명적이었다. 자신의 공격이 풀리지 않자 동료들과의 연계플레이까지 소극적으로 임했다.
DB는 3쿼터 초반 두경민이 잇따라 3점포 두 방을 꽂았다. KGC는 후반전에 수비 압박이 눈에 띄게 떨어졌다. 사이먼이 전반전에 비해 골밑 공격 빈도를 높였다. 그러나 리바운드 참여 빈도는 높지 않았다. 스코어는 점점 벌어졌다. DB는 김태홍의 3점포까지 터졌다. 서민수는 더블클러치 레이업을 성공했다.
3쿼터가 70-55로 끝났다. 사실상 3쿼터 중반에 승부는 결정됐다. KGC는 오세근이 없는 상황서 사이먼이 벤슨에게 부담을 느꼈고, 외곽 공격이 풀리지 않자 골밑 강점을 완전히 잃었다. 골밑을 장악한 DB는 특유의 업템포 농구로 가볍게 경기를 끝냈다. 23점 19리바운드를 기록한 벤슨의 골밑 장악이 결정적이었다. 4쿼터에 김주성을 투입, 경기를 정리했다.
결국 DB의 94-73 완승. 5전3선승제 단기전 2-0 리드. 내달 1일 안양 원정에서 이기면 챔피언결정전 진출을 확정한다. 김 감독은 "오세근은 4강 잔여경기 출전은 어렵다. 세근이가 없으니 DB에 밀리는 전력"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됐다. 흐름은 DB로 확 넘어갔다.
[벤슨. 사진 = KBL 제공]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