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혼전이다.
홈런레이스가 시즌 초반부터 불을 뿜고 있다. 팀 당 불과 8경기를 치렀다. 무려 5명의 타자(SK 최정, 김동엽, 제이미 로맥, kt 멜 로하스 주니어, 강백호)가 4개의 홈런으로 공동 1위다. 이들은 2경기당 1개의 대포를 생산했다. 엄청난 페이스다.
시즌 초반에는 투수들이 타자들보다 상대적으로 힘을 더 내는 게 정설이다. 실전 감각이 완전하지 않은 타자들이 타격감을 예열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반면, 투수들은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면서 한 시즌을 소화할 체력을 완성해놓는다.
그러나 타고투저가 짙어진 이후에는 꼭 그렇지도 않다. 각 팀 간판타자들은 짧은 시범경기에도 효과적으로 컨디션을 조율했고, 시즌 초반부터 좋은 타격감을 선보인다. 일본, 미국 스프링캠프에서 충분히 실전을 치르면서 짧은 시범경기가 시즌 준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최정, 김동엽, 로맥, 로하스는 예전부터 홈런 생산에 일가견이 있는 타자였다. 시즌 초반부터 유감 없이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김동엽과 로맥, 로하스가 서서히 달아올랐다면, 최정은 1일 대전 한화전서 3개의 대포를 몰아치며 이름값을 해냈다.
현 시점에서 가장 놀라운 건 강백호다. 고졸신인이 개막 8경기만에 4개의 홈런을 때렸다. 심지어 투수 유형을 가리지도 않았다. 우완 정통파 헥터 노에시(KIA), 조쉬 린드블럼(두산), 좌완 장원준(두산), 우완 사이드암 김주한(SK)에게 고루 뽑아냈다.
kt는 구단과 김진욱 감독이 대대적으로 강백호를 밀어준다. 개막전부터 주전 좌익수를 맡겼고, 타순도 2번까지 올라왔다. 그래도 대단하다. 주위에서 아무리 밀어준다고 해도 재능이 없는 타자가 개막 8경기서 4개의 홈런을 때리는 건 불가능하다. 김 감독은 강백호가 주변의 기대에 부담스러워하거나 주눅들지 않는, 좋은 성격과 멘탈을 지녔다고 평가했다.
이밖에 박병호, 김민성(이상 넥센), 안치홍(KIA), 다린 러프(삼성), 박경수(kt)는 3개의 홈런을 터트리며 선두그룹을 턱 밑까지 추격했다. 돌아온 홈런왕 박병호의 초반 페이스도 좋다. 애당초 올 시즌 홈런 레이스는 박병호와 최정에게 포커스가 집중됐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대혼전이다.
시즌 초반이다. 현 시점에서 홈런왕이나 홈런왕 레이스를 주도하는 타자를 구체적으로 예상하는 건 불가능하다. 무의미하다. 무수한 변수가 있다. 예를 들어 홈런왕 레이스 경험이 처음인 신인 강백호의 경우 향후 나머지 9개 구단 배터리의 집중견제를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숙제다. 홈런타자는 타 구단 배터리 코치에 전력분석원까지 현미경 해부를 당한다.
아직 모든 팀의 맞대결이 성사되지 않았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도 지역별로 나눠 치렀다. 시범경기도 유독 짧았다. 서로 파악하고, 분석할 시간이 필요하다. 타자들은 시즌이 좀 더 흘러가고, 동일 매치업 맞대결이 늘어나면서 배터리의 반격 혹은 체력적인 문제로 홈런 페이스가 떨어질 여지가 있다. 어차피 타격은 그래프를 그린다. 홈런 생산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도 시즌 초반부터 홈런왕 레이스가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건 반갑다. 홈런왕 레이스만큼 KBO리그 흥행을 주도하는 콘텐츠가 없다. 전통의 강자들이 시즌을 거듭하면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 예상치 못한 타자들의 초반 러시가 언제까지 이어질 것인지가 관전포인트다.
[최정(위), 강백호(아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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