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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국 KCC는 안드레 에밋이 풀어야 한다.
에밋은 KCC 절대 에이스다. 절체절명의 승부처서 가장 공을 많이 만진다. 다른 선수들은 철저히 에밋 중심으로 움직인다. 에밋이 폭발력을 보여줘야 KCC가 승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2일 SK와의 4강 플레이오프 3차전 승리 밑거름이었다.
올 시즌 에밋은 지난 두 시즌에 비해 임팩트가 다소 떨어졌다. 기복도 있었다. 대부분 팀이 에밋의 습성을 파악, 맞춤형 수비를 펼친다. 오리온은 2년 전 챔피언결정전서 에밋의 중앙돌파를 막는 새깅 디펜스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MBC 스포츠플러스 최연길 해설위원은 "SK는 에밋의 습성을 알고 대응하고 있다. 1~2차전서 에밋을 잘 막았던 이유다"라고 말했다.
에밋은 중앙돌파를 선호한다. 그 다음으로 좌측 45도 지점에서 2대2나 드라이브 인에 의한 레이업 혹은 훅슛을 즐긴다. 중거리슛은 중앙에서 가장 많이 시도한다. SK는 에밋이 수비수의 등을 지고 드리블한 이후 돌아서는 타이밍이나 슛 혹은 드라이브 인을 하는 타이밍에 맞춰 적절히 견제한다. 장신포워드가 많은 SK는 습성이 파악된 에밋이 두렵지 않다.
그러나 에밋은 3차전서 32점을 폭발했다. 왼쪽 공격 빈도가 높았다. 그런데 1~2차전과는 달리 볼을 처리하는 타이밍이 빨랐다. 테리코 화이트가 제대로 견제하지 못한 이유였다. SK는 에밋이 스크린을 받고 2대2를 할 때 돌파할 공간을 쉽게 내줬다.
추승균 감독은 "에밋이 1~2차전서 블록슛을 너무 많이 의식했다. SK 포워드들의 신장이 크긴 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비수가 붙을 때 멈추지 말고 한 템포 빠르게 공격을 하라고 했다"라고 털어놨다.
에밋도 추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였고, 실전서 통했다. 그런데 에밋을 향한 추 감독의 조언은 시즌 도중에도 꾸준히 있었다. 결국 에밋으로선 3차전 같은 폭발력을 4차전에도 유지하기 위한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에밋의 공격성공률을 높이는 건 KCC에 매우 중요하다. 단순히 승부처 한 골이 아니라 SK가 잘하는 걸 막을 수 있는 단초가 되기 때문이다. SK는 속공, 얼리오펜스에 특화된 팀이다. 공격을 실패하거나 턴오버를 범하면 순간적으로 5명의 코트 밸런스가 무너진다. SK는 이걸 가장 잘 활용한다. 실제 1~2차전서 그랬다.
즉, KCC로선 높이의 이점, 개인기량이 좋은 에밋의 강점을 철저히 살려 세트오펜스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최연길 해설위원은 "이 시리즈는 스피드(SK)와 높이(KCC) 싸움이다. 3차전은 높이가 이겼다. 에밋과 하승진이 잘해주면 KCC는 유리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하승진은 "에밋이 초반에 슛이 1~2차례 들어가면 그날 경기를 쉽게 풀어가는 경향이 있다. 나도 적극적으로 스크린을 걸어주려고 했다"라고 말했다. 에밋이 한 템포 빠르게 공격하면서 SK 수비를 극복하고, 자연스럽게 국내선수들까지 살리면 팀 오펜스 위력은 배가된다.
송창용이 "항상 코너에 대기한다"라고 말한 건 에밋에게서 파생되는 외곽공격을 기대한다는 뜻이다. 3차전서 송창용이 에밋에게서 파생된 찬스를 몇 차례 외곽포로 연결, 흐름을 끌어왔다. 추승균 감독도 "창용이가 1~2방 터트리면 그날 경기가 잘 풀린다"라고 말했다. 결국 에밋의 빠른 볼 처리가 가장 중요하다. 4~5차전을 잡아야 하는 KCC의 전제조건이다.
에밋은 "추승균 감독의 조언은 사실이었다. 의사결정을 빨리 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최형길 단장이 항상 조언을 많이 해준다. 심리적으로 편안해지고, 경기에 임할 때 집중해서 할 수 있게 된다. 동료들의 움직임도 좋았다"라고 말했다.
[에밋. 사진 = 전주 한혁승 기자 hanfoto@mydaily.co.kr]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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