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후광 기자] 한때 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자랑했던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가 특색을 잃어가고 있다.
대역전극으로 5년만의 가을야구 티켓을 따낸 지난해 여름으로 시간을 돌려보자. 전반기를 7위(41승 1무 44패)로 마친 롯데는 8월부터 무려 승률 .702(33승 14패)를 기록하며 3위를 확정지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탄탄한 마운드가 있었다. 레일리-박세웅-린드블럼-송승준-김원중 순의 선발진과 박진형-조정훈-배장호-손승락의 불펜은 짜임새 있는 모습으로 8월 초부터 리그 평균자책점 1위(3.94)를 이뤄냈다.
그러나 전날 한화전 패배로 시즌 1승 9패에 머물고 있는 롯데 마운드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듀브론트-윤성빈-레일리-김원중-송승준 순으로 선발진을 재편했으나 아직까지 리그서 유일하게 선발승이 없고, 1승이 급해진 상황에서 불펜 보직도 불분명해졌다. 박진형과 손승락을 제외한 모든 투수들이 급한 불을 끄기 위해 수시로 출격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
이는 기록에서도 정확히 나타난다. 평균자책점(6.72) 리그 최하위에, 볼넷 허용은 48개로 최다에 이름을 올렸다. WHIP(이닝당 출루 허용률) 또한 1.66으로 가장 높은 상황. 선발 평균자책점(6.43)은 리그 7위, 불펜(7.15)은 최하위로 어느 하나 내세울 것이 없다.
사실 시즌에 앞서 롯데 마운드의 전망은 밝았다. 메이저리그 31승의 듀브론트를 야심차게 영입했고, 박세웅과 김원중이 한층 향상된 기량을 뽐낼 것으로 기대됐다. 여기에 불펜은 자원이 넘쳐 고민이었다. 기존 전력에 구승민, 진명호, 조무근, 오현택, 김대우 등이 새롭게 가세, 폭 넓은 불펜 운용이 가능해 보였다. 조원우 감독도 “올해는 투수 자원이 많아졌다. 좌완이 부족하지만 우완으로 이를 메울 수 있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었다.
그러나 시즌이 시작되자 모든 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았다. 선발과 불펜의 한 축인 박세웅, 조정훈이 전력에서 이탈했고, 남은 투수들 역시 승부처에서 번번이 고개를 숙였다. 구승민(평균자책점 7.20), 김대우(16.20), 김원중(12.86), 듀브론트(8.10), 손승락(27.00), 장시환(12.46) 등 부진한 선수들이 수두룩하다. 아직 시즌이 10경기밖에 진행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선 단순히 자원만 많았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일단 당분간 롯데 마운드에는 새롭게 합류할 전력이 마땅히 없다. 박세웅, 조정훈은 상태가 완전해질 때까지 기다린다는 계획이며, 전날 오현택, 박시영이 1군에 올라오며 사실상 롯데가 가동할 수 있는 최상의 전력이 구축됐다. 결국은 지금의 선수들이 부진을 털고 스스로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 힘든 시기를 겪고 있는 롯데 마운드에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다.
[펠릭스 듀브론트. 사진 = 롯데 자이언츠 제공]
이후광 기자 backlight@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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